학령인구 감소·등록금 동결 장기화로 대학 재정난 한계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중 약 14%의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9.0%였던 지난해 등록금 인상 대학 비율을 넘어선 수치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20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4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을 공개했다.
사총협에 따르면 190개 4년제 대학 중 13.7%인 26개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인상했다. 136개 대학(71.6%)은 등록금을 동결했으며 사립대 5개 대학(2.6%)은 등록금을 인하했고, 미확인 대학은 22개 대학(11.6%)이다. 등록금을 인상한 26개 대학은 모두 사립대다.
등록금 인상률 범위별로는 인상 범위 5.0~5.64% 구간이 9개 대학(34.6%)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교육부가 공고한 법정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은 5.46%다. 4.0~4.99% 구간이 4개 대학, 3.0~3.99% 구간과 2.0~2.99% 구간은 각 3개 대학씩, 1.0~1.99% 구간이 2개 대학 순으로 등록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대학 등록금 책정 현황을 보면 190개 4년제 대학 중 89.0%인 169개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고, 9개 사립대와 8개 국공립대 등 총 17개 대학(9.0%)에서 등록금을 인상하는 데 그쳤다.
등록금 인상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 등록금 동결 정책의 장기화와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학 재정난이 꼽힌다. 대학들은 15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 정책을 두고 정부에 지속적인 등록금 자율화를 요구했다.
올해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이 5.64%로 오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등록금 인상을 통한 수입이 국가장학금 2유형 지원금 수입을 넘어서면서다.
올해 학부 등록금 4.9%를 인상한 조선대는 약 60억 원의 수입을 추가 확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장학금 2유형으로 받게 되는 22억 원을 제외해도 약 38억 원의 수익이 더 생기는 것이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날로 높아지는데 한국의 고등교육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계속 떨어진다”며 “여기에는 지난 15년간 지속된 반값 등록금 정책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