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가 서비스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심화되고 있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대면 서비스 품질 저하를 우려해 주저했던 특급호텔도 로봇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글래드 호텔은 내달부터 제주도에 위치한 5성급 호텔 '메종 글래드 제주'에 로보티즈 자율주행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객실 서비스에 투입돼 수건·생수·와인잔 등 고객이 주문한 간편 물품을 배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글래드 여의도는 지난해 11월부터 같은 로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최근 LG전자와 협약을 맺고 서비스 로봇 도입 계획을 밝혔다. LG전자 물류 로봇 '클로이 캐리봇'을 기반으로 객실 정비용 카트, 식자재 운반 등 다양한 용도의 로봇을 개발할 방침이다. 웨스틴 조선 서울 객실팀 도입을 시작으로 조선호텔앤리조트에서 운영하는 9개 사업장에 모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22년부터 설악·해운대·경주·거제 등 주요 사업장 8곳에서 LG전자의 배송·안내·퇴식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화 모멘텀 부문과 합작해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했다.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기술을 호텔·외식 서비스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건물을 관리하는 보안 로봇의 경우 개발을 마치고 연내 도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호텔앤리조트 또한 지난 2021년부터 KT·LG 등과 손잡고 로봇 기술을 적극 활용 중이다. 호텔 L7강남은 객실 요청 물품을 배달해주는 '딜리버리 로봇'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직원이 객실 번호를 설정하고 물품을 넣으면 로봇이 스스로 엘레베이터를 타고 이동해 객실에 물품을 전달한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5성급 호텔 1곳 당 평균 직원 수는 약 187명으로 2년 전 대비 51명이 감소했다. 젊은 구직자들의 서비스 업종 기피 현상, 코로나 팬데믹 기간 대규모 인력 감축 영향 등이 맞물린 결과다. 객실 정비, 식자재 운반 등 강도가 높은 업무 위주로 로봇을 도입하면 이같은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로봇 기술 완성도와 고객 수용도가 높아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최신 로봇 기술은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 공략에도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대면 서비스 품질을 중시하는 호텔 또한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접목하는 모습”이라며 “호텔업계 구인난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로봇 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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