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근해에서 사냥꾼들의 희생양이 된 고래의 해골을 담아낸 사진이 올해의 수중 사진으로 선정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그린란드 근해를 촬영한 스웨덴 출신의 사진작가 알렉스 도슨이 '올해의 수중세계 사진작가 2024'(Underwat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이하 'UPY2024')에 선정됐다.
'UPY'는 지난 1965년 '브라이튼 수중 영화제'가 개막과 함께 개최된 영국의 권위있는 수중 사진대회다. 광각, 접사, 난파선, 행동 등 13개 부문으로 나눠 우승자를 선정하며, 4개 부문은 영국인에게만 수여한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수중 사진작가 500명 이상이 6000장 이상의 작품을 출품했으며, 올해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6500개 이상의 작품이 출품돼 경쟁했다.
최종 우승자는 '고래 뼈'를 출품한 도슨 작가로 선정됐다. 그는 “고래 사체를 보기 위해서는 그린란드 빙상 아래로 내려가야 했기 때문에 매우 힘든 환경에서 촬영했다”며 “잠수복과 손전등을 든 여정이 마치 외계인을 찾아나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가 발견한 고래 해골은 밍크고래의 것이다. 입 안에 있는 판을 통해 플랑크톤을 걸러먹는 고래 가운데 가장 작은 종으로, 잽싸기 때문에 비교적 포경선에게는 인기가 없음에도 그린란드 동부에서 매년 평균 9마리가 죽임을 당하고 있다.
영국인 대상 부문에서는 제니 스탁이 스코틀랜드 오반 인근 다이빙장소에서 촬영한 '별의 매력'이 선정됐다. 스탁 작가는 “해질녘 다이빙하다가, 부서지기 쉬운 별들로 이루어진 살아있는 카펫의 선명한 색상을 보고 다가갔다”며 “이를 행복한 기분으로 촬영했고, 특히 보라색 성게를 발견하고는 환호했다”고 전했다.
전년도 올해의 사진작가인 라파엘 페르난데스 카바예로는 멕시코 바하 해변에서 회색 고래의 눈을 클로즈업하고, 브라이드고래가 멸치떼를 먹어치우며 몸을 공처럼 부풀린 액션 샷을 촬영해 '행동과 초상화' 상을 받았다.
이 외에 마틴 브런 작가가 요르단 수중 군사 박물관에서 촬영한 탱크 두 대의 사진, 재스민 스카이 스미스 작가가 서호주 퍼스의 수영장에서 촬영한 두 명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 사진, 황제 새우를 머리에 얹은 바다 민달팽이 사진 등 여러 작품이 각기 다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