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초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규모 7.6 지진 발생을 계기로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란 우려가 깊어진 가운데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설치해 IT 인프라를 보호하는 면진 장비(내진설비)의 디지털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면진장비의 모니터링 솔루션 탑재가 지진 발생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IDC 중장기 재난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원호 광운대 교수(건축공학과)는 “현재 국내 면진장비 도입 기준은 전산센터 운용환경, 사용 장비 특성, 지진 발생 시 성능 확인 방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 시험규정을 통과한 시험성적서 또는 일률적으로 하드웨어 제품의 기준에 따라 단순 도입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DCIM) 솔루션은 온습도, 수배전, 화재, 공조 관리 등을 통합대시보드에 종합적으로 표시해주지만 면진장비(면진이중마루·면진테이블)는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많은 민간·공공기관이 비싼 가격에 도입한 면진장비 자체에 SW 기반의 디지털화 기능이 없어 지진 발생 시 현장에서 어떠한 진동 감소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ICT장비에 미치는 분석도 할 수 없다.
이 교수는 “지진 발생 시 건물과 정보통신장비에 미친 지진 가속도를 대시보드에 실시간 분석하고 표출해 면진장비를 통해 진동이 얼마큼 감소하고 ICT 장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가를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 제품만을 도입·설치하는 전시행정이 아닌 지진 발생 상황을 대시보드에 표시함과 동시에 해당 이력을 자동차의 블랙박스처럼 저장해 이력 관리와 빅데이터로서의 분석이 가능하도록 데이터를 축적해야만 면진장비에 대한 투입 예산 대비 도입 효과를 효과적으로 거둘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