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이공계 대학(원)생 대상 SF 공모전인 '포스텍 SF 어워드'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유슬기 씨 작품이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유슬기 시는 올해 단편소설 부문에 '도시 바깥에서는 껌의 향이 난다'라는 작품으로 당선돼 포스텍 총장상과 함께 상금 500만원이 수여됐다. 단편소설 가작에는 포스텍 화학과 대학원생 기민정 씨 작품 '영도'가 선정됐다.
미니 픽션 부문에는 당선작 없이 고려대 물리학과 김민재 씨의 '자연 선택'·'카산드라'와 연세대 물리학과 대학원생 조완 씨의 '게헨나'·'지능의 발명' 작품이 가작으로 각각 선정됐다. 이번 대회 수상작과 심사위원 추천작은 수상 작품집 단행본으로 출간될 계획이다.
당선작 '도시 바깥에서는 껌의 향이 난다'는 식물이라는 소재의 참신함과 구조의 유려함, 사회 문제를 들여다보는 예리한 시선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슬기 씨는 “이야기는 저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창구”라며,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심사는 김희선, 해도연 작가와 이지용 평론가가 맡았다. 김희선 작가는 “과학기술의 사회적인 면과 과학 윤리를 중요하게 다루는 글의 비중이 컸다”며 심사 소감을 밝혔으며, 해도연 작가는 “외계인, 꿈, 유전공학, 평행우주, 식물학, 복제인간, 광학 등 완전히 새롭지는 않지만, 최근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소재 선택이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 또, 이지용 평론가는 “(과학적) 전문성과 그것을 세상에 다양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의 소설 쓰기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모든 응모자에게 응원을 보냈다.
한편, 제4회 '포스텍 SF 어워드' 시상식은 지난 23일 오후 3시 대학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포스텍 소통과 공론 연구소가 주관하는 이번 공모전은 휴학생 포함 국내 이공계 대학생·대학원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올해에는 단편소설 25편과 SF 미니 픽션 16편 등 총 41편이 접수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