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 기업 오상헬스케어가 올해 바이오 기업공개(IPO) 첫 주자로 나선다. 국내 바이오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IPO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오상헬스케어는 26일 온라인 IPO 설명회를 열고, 3월 내 코스닥 시장 입성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이번 상장에서 99만주를 공모한다. 공모예정가는 1만3000원~1만5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29억원~149억원이다. 수요예측은 27일까지 진행하고 내달 4~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다.
오상헬스케어의 전신인 인포피아는 지난 2007년 코스닥 상장했으나, 경영진의 배임·횡령 혐의로 2016년 상장폐지 됐다. 오상그룹에 인수된 후 오상헬스케어로 사명을 변경했고,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413억원, 1501억원을 기록했다.
오상헬스케어는 2013년 분자진단 분야에 진출해 2015년 메르스(MERS), 2020년 코로나19 분자진단 시약을 개발했다. 코로나19 분자진단 시약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FDA EUA(긴급사용승인)받았고, 이후 개발한 면역진단(자가진단키트)도 FDA EUA를 받아 전 체외진단 분야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국내 면역진단 일부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이전하며 생산거점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
회사는 2017년부터 연속혈당측정기(CGM)를 개발 중이다. 올해 탐색임상을 진행하고 내년 본 임상을 거쳐 2026년 국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홍승억 오상헬스케어 대표는 “각 진단 분야별 지속적인 신규 제품 출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보유하고 있는 1500억원 이상의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존 체외진단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첫 바이오 기업의 IPO인 만큼, 흥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특히 올해 바이오 기업들은 연초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투자 시장에 온기가 돌 것으로 예상했으나,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위축된 심리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오상헬스케어는 오프라인 간담회가 아닌 온라인 간담회 방식을 채택하고 기관 투자자나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았다.
올해 IPO를 준비하고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던 기업들의 줄줄이 철회도 이어지고 있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 전문 바이오텍인 피노바이오는 거래소 예비심사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최근 자진철회를 결정했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여파로 주식시장 전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피노바이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최적의 시점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이센스바이오, 옵토레인도 지난달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시린이 치료제를 개발중인 하이센스바이오는 임상 2a상 결과를 냈지만, 거래소는 추가 기술성 입증을 요구했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연내 임상 2b상 결과를 확보해 내년 상장에 재도전한다는 방침이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오리온홀딩스와 2022년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디지털 분자진단 기업 옵토레인도 상장을 철회했다. 혈액암(만성골수성백혈병) 진단기기가 주력제품이다. 옵토레인은 지난해 3월 한국발명진흥회와 한국기술신용평가로부터 각각 기술성 평가 A 등급을 받았지만, 최근 깐깐해진 거래소 심사에서 여러 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철회 결정을 내렸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