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은 인지과학연구그룹 정민영 선임연구원과 일본 후쿠이대 코사카 히로타카 교수 국제 공동연구팀이 뇌영상과 타액 분석을 통해 통증의 개인차에 영향을 미치는 통증-뇌-유전자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통증이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아픔의 강도가 다르며, 이는 사람마다 뇌에서 느끼는 통증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 갖고 있는 유전자형에 따라 통증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지만 이런 개인차가 사람마다 뇌 활동이나 유전자형이 달라서인지, 아니면 뇌와 유전자의 상호작용 때문에 발생하는지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연구팀은 19~46세의 성인 남녀 105명의 MRI 뇌영상과 타액(침)을 수집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통증 지각이 유전자뿐 아니라 감각지각·인지·정서를 모두 아우르는 뇌의 활동에 의해 함께 결정된다는 것을 밝혔다.
우선 강도에 따라 뇌가 통증을 다르게 지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통증의 개인차를 지닌 '지각 연관 실험모델'을 고안했다. 해당 실험모델에 고강도와 저강도 통증을 준 뒤 MRI 뇌영상을 촬영하자 강도에 따라 통증처리의 세 가지 요소인 감각·인지·정서 요소가 다르게 관여했다.
또 타액에서 수집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통증 유전자가 유전자형에 따라 각기 다른 통증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개인차가 있는 통증을 적절하게 치료하고 중재하며, 향후 새로운 통증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민영 선임연구원과 히로타카 코사카 교수는 “통증처럼 여러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결정되는 주관적인 경험을 유전자형과 뇌 활동량으로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연구패러다임을 구축했다”며, “특히 단시간 MRI 뇌영상과 타액 수집을 이용한 새로운 통증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뇌연구원 정용전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 최신호에 실렸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