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0년 전, 야심차게 발표한 전기차(EV) '애플카' 프로젝트를 최근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이렇다 할 개발 성과를 내지 못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던 애플카가 결국 개발을 멈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 주가가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카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케빈 린치 부사장은 내부적으로 애플카 프로젝트 2000여 명에게 프로젝트 취소 사실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스 COO와 린치 부사장은 전기차를 연구해 온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SPG)을 해산할 예정이며, 이후 전기차에 참여했던 대다수 직원들은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우선 순위인 생성형 AI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애플 자동차 팀에는 수백 명의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차량 디자이너들도 소속돼 있었다. 이들은 추후 다른 팀에 보내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으며, 일부는 정리해고 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몇 명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대표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엑스(X · 옛 트위터)에 이를 공유하면서 경례하는 이모지, 담배 이모지를 올리고 조롱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 하에 자사 최초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계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리더십 변경에 따른 회사 전략 변경 등 여러 이유로 프로젝트가 지연됐다. 포드 자동차 고위 임원이었던 더그 필드가 떠난 후 린치 부사장과 윌리엄스 COO가 애플카를 맡았지만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어려워 또 다시 개발에 난항을 겪었다.
이 가운데 최근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 전기차 구매자들의 불만이 전해지면서 전기차 시장이 얼어붙었다. 여러 전기차 제조사들이 제조 병목과 수요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자 애플이 애플카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애플카 중단 소식을 반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81% 상승해 182.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