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수출액 7000억달러 달성을 위해 반도체와 자동차, 이차전지, 플랜트 산업에 역대 최대규모 수출 지원 드라이브를 건다. 주력 수출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수출구조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8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에서 제3차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2024년 범부처 수출확대 전략를 비롯해 플랜트 수주확대 지원방안, 수출현장 애로해소 실적·계획 등을 확정했다.
이날 기획재정부, 외교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를 비롯해 KOTRA 등 수출 지원기관, SK하이닉스, 포스코퓨처엠, 삼성바이오, HD한국조선해양,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경영인이 참석했다.
안덕근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수출·투자 확대로 우리나라 경제의 활력회복을 이끌기 위해 역대 최대규모인 7000억달러 수출과 함께 350억달러 외국인 투자 유치, 110조원 규모 첨단산업 국내투자 등 3대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DX) △인구구조 변화 등 글로벌 4대 트렌드에 대응해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수출에 가속을 붙일 방침이다.
반도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스템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에 힘을 쏟는다. 팹리스 경쟁력을 강화해 올해 수출액 1200억달러 이상을 노린다.
이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핵심소재 생산기지 확대를 지원한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인력 양성, 광물 등 공급망 확보에 힘을 쏟아 품목 다변화를 추진한다.
자동차는 전기차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현재 대비 5배 많은 150만대 수준으로 확대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등 통상 이슈에 적극 대응해 올해 역대 최대인 750억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조선 산업 육성에도 나선다. 철강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에도 대응한다. 석유·석유화학 제품 생산 확대를 지원한다.
'DX'에서는 디스플레이, 가전,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콘텐츠, 기계·로봇 등을 앞세워 수출 시장을 확대한다. 콘텐츠 수출액 160억달러를 위해 15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한류 연계 마케팅도 강화한다.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 트렌드에 대응해 바이오 특화단지 육성, 농식품 신속 통관제도 도입, 수산 식품 비관세 대응 강화 등을 추진한다. 농·수산식품 수출액 목표는 132억달러다.
원전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수출보증 신설, 방산 수주 증대를 위한 권역별 거점 국가 설정과 네트워크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로 꼽히는 글로벌 건설·플랜트 수주 지원에도 집중한다.
정부는 미국, 아세안 등 9개 타깃 시장에 대한 신규 협력 프로젝트 발굴, 판로개척 등 지역별 맞춤형 지원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별 수요에 맞는 전략 산업 수출과 수주 확대를 위해 범정부 차원으로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금융(360조원)·마케팅(1조원)·인증(상호인정품목 200개) 등 역대 최대 규모 지원에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 무역금융 지원 규모는 지난해 대비 15조원 늘린 360조원이다. 약 1조원 규모 수출마케팅과 수출바우처(1,679억원, +17%) 지원도 확대한다. 신속한 수출을 위해 국내외 시험인증기관 간 상호 인정 품목을 기존 186개에서 200개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글로벌 전시회에 참가하는 통합한국관 구축은 연 135회에서 150회로 늘린다. KOTRA를 범부처 수출지원 플랫폼으로 전환, 현지 지원이 필요한 기관에 무역관을 전면 개방한다.
또, 수출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중동·중남미·아세안·인도·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협력 벨트 구축한다. 현재 85% 수준인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경제영토'를 90% 수준으로 넓힌다.
안 장관은 “지난해 글로벌 교역 부진으로 세계 각국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은 수출로 일본, 중국 등에 비교해 조기에 위기에서 탈출했고, 독일,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보다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면서 “3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범부처 정책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