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익시스템이 중국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체에 증착기를 공급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올레도스(OLEDos)' 양산용이다. OLED 증착기는 그동안 일본이 주도한 분야로 진입장벽이 높았는데, 선익이 올레도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선익시스템은 중국 장쑤시메이다테크놀로지트레이딩과 올레도스 제작을 위한 양산용 증착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최종 납품처는 레이크사이드라이트닝세미컨덕터(이하 레이크사이드)로, 계약 금액은 332억원이다. 내년 1월 공급될 예정이다.
올레도스는 유리기판 대신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만드는 디스플레이다. 마이크로 OLED의 한 종류로, 크기가 작으면서 고해상도를 구현 VR·AR 기기를 위한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이 비전프로에 올레도스를 탑재하며 급부상했다.
선익시스템이 공급하는 증착기는 화이트 올레도스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애플 비전프로에 적용된 올레도스도 화이트 제품이다. 백색 광원에 컬러필터를 통해 색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선익시스템 장비를 도입하는 레이크사이드는 2017년 설립된 올레도스 제조 기업으로 알려졌다. 기존 8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올레도스를 생산했고, 지난해 초 12인치를 토대로 올레도스를 양산하기 위한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내년 10월까지 1.31인치 초고화질·고휘도 올레도스를 월 7000장 규모로 생산한다는 목표다. 추가 라인도 동시 구축, 3년 내 연간 1000만개 패널을 출하할 계획이다.
선익시스템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드물게 OLED 증착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회사다. 증착기는 OLED 소재를 디스플레이 화소로 만드는 장비다. 디스플레이 제조의 핵심이자 공정 난도가 높아 양산 라인에는 국산 장비가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선익이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익은 앞선 2017년 중국 시야에 올레도스용 양산 설비를 납품했다. 2020년 BOE 계열사인 BMOT에도 공급했다. 올레도스 확산에 따라 선익이 사업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선익시스템은 현재 다른 고객사들과 올레도스 증착 장비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추가 수주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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