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초고감도·광대역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 개발

'초음파-광음향 시스템'은 체내 조직이나 장기의 구조를 관찰하는 데 적합한 초음파와 세포 기능 분석에 유리한 광음향을 융합한 시스템이다. 의료 현장에서 생리·조직학적 정보를 다각도로 얻을 수 있어 정확하고 안전한 치료를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포스텍(POSTECH)은 김철홍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 조성희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김민수 씨 연구팀이 기존 초음파-광음향 시스템이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고, 우수한 성능의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TUT)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초고감도·광대역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김철홍 교수, 조성희 교수, 통합과정 김민수 씨.
초고감도·광대역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김철홍 교수, 조성희 교수, 통합과정 김민수 씨.

트랜스듀서는 한 형태의 에너지를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초음파 정보를 수신해 이를 전기 신호로 바꾼다. 기존 초음파-광음향 시스템의 초음파 트랜스듀서는 일반적으로 불투명한 소재로 제작되고, 그로 인해 광파와 초음파 간 경로 간섭이 발생해 성능이 낮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한 소재를 적용한 TUT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기술로는 트랜스듀서 모든 층을 투명하게 만들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이산화규소(SiO2)-에폭시 합성물 기반 투명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TUT에 적용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TUT는 높은 광학 투명도(80% 이상)를 보였으며, 기존 불투명한 초음파 트랜스듀서와 동일한 대역폭(중심주파수에서 ±30%)을 나타냈다.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TUT) 및 쥐 복부의 초음파-광음향 다중 모드 영상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TUT) 및 쥐 복부의 초음파-광음향 다중 모드 영상

이 TUT를 적용한 초음파-광음향 시스템은 초음파와 광 음파 영상에서 각각 깊이 대 해상도 비가 각각 500과 370을 초과했다. 이는 기존 초음파 단일 시스템과 유사하고, 기존 광 음향 단일 시스템 대비 3~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깊이 대 해상도 비율도 200이 한계라는 인식을 깨고 370을 달성했다. 연구팀이 만든 TUT를 적용한 현미경은 살아있는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조직의 구조와 기능적 복합 영상을 쉽게 구현했다.

김철홍 교수는 “광 자극을 사용해 세포를 조작하거나, 레이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며 잔류 조직을 초음파로 검사하는 등 다양한 의료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바일과 로봇 등 초음파와 광센서를 사용하는 많은 분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세종과학펠로우쉽,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개발사업, BK21, BRIDGE 융합연구개발사업, 대학중점 연구소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