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원 가치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해저 보물선의 인양 계획이 발표됐다.
2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dailymail)에 따르면 후안 다비드 코레아 콜롬비아 문화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 450만달러(약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300여년 전 카리브해서 침몰한 스페인 범선 '산호세'에 대한 인양 계획을 발표했다.
4~5월 인양을 개시할 예정이며 2026년까지 선박을 인양하는 것이 목표다. 인양에는 해저 600m에서 압력을 견디면서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 투입된다.
산호세는 식민지에서 약탈한 보물을 스페인 본국으로 운송하는 데 사용됐다. 1708년 영국 함대의 공격을 받아 배의 화약고가 폭발하면서 침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00명의 선원이 탑승하고 있었고, 11명을 제외한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침몰 당시 산호세에는 지금의 볼리비아에서 캔 금과 은, 에메랄드 등 금은보석 200톤 정도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 해군에 따르면 보물선은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앞바다 카리브 인근에 침몰해있다. 현재 도굴 등 범죄의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정확한 위치는 기밀로 하고 있다.
코레아 장관은 “범선은 공해상 모 지점에 침몰해 있다”면서 “(안전을 위해) 해군 함선을 투입해 인양 작업을 지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 3100피트(약 944m)에 묻힌 이 난파선에는 1000만개 이상의 금화와 은 200톤, 에메랄드 등 다양한 보물이 실린 것으로 추정된다. 가치는 약 200억 달러(약 26조6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산호세가 무사히 인양되더라도 보물의 소유권을 놓고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콜롬비아 해군이 막대한 가치를 가진 보물선의 침몰 위치를 확인했다고 2015년 밝히자 스페인과 볼리비아는 보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 또한 시 서치 아르마다(전 글로카 모라) 측은 보물 절반의 소유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100억 달러(약 13조 3000억원)를 요구해 콜롬비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코레아 장관은 “아직도 식민시대에 있는 것처럼 보물에 대한 권리를 두고 싸워선 안 된다는 게 구사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보물을 인양해 학문과 문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콜롬비아 정부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