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AI, 결국 뭉쳐야 산다

박준호 통신미디어부 기자
박준호 통신미디어부 기자

“혼자만의 상상력으로는 안 되고 협업과 제휴가 중요하다.”

MWC24 전시회를 둘러본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 혁신 전략과 관련, 이같이 언급했다.

MWC24 주인공은 AI였지만 최대 화두는 협력이었다. 전시회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 그란비아는 그야말로 외교전을 방불케 했다. 통신사끼리 혹은 통신사와 제조사간 'AI 파트너'를 찾으려는 물밑 작업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SK텔레콤은 독일과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일본 등 각 국가 대표 통신사와 AI 합작사 설립에 나섰다.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 에릭슨 등과 AI-RAN 얼라이언스 창립을 선언했다. 각 기업 수장들은 경쟁사,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 부스를 방문하며 우군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면에는 누구도 혼자서는 AI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는 고민이 반영됐다. 리스크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지름길을 동맹에서 찾았다. 지금까지 각자도생 전략을 펼치면서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속에 뒤처졌던 통신사들은 공동전선을 구축해 AI 시대에는 앞서겠다는 전략이다.

MWC24는 마치 통신사들의 반성문과 같았다. 각 수장들의 언사에는 디지털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분열돼 주도권을 잃었던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제 정부도 통신사들의 AI 컴퍼니 전략에 힘을 실어줄 때다. 기업 간 동맹만큼 중요한 것이 민관 협력이다. AI 시장에 과감히 뛰어드는 기업과 달리 민간 투자를 뒷받침할 만한 지원책은 부족하다. AI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전향적 정책이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

MWC24 현장에서는 정부 고위 관료와 통신 3사 대표가 대면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민관이 원팀이 돼 글로벌 AI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됐길 바란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