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퇴역 장교가 우크라이나 여성을 사칭한 로맨스 스캠에 넘어가 군사비밀을 유출해 현지 당국에 기소됐다.
4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뉴스 채널 KMTV-3뉴스나우에 따르면, 미 공군 전략사령부(USSTRATCOM) 소속 민간 직원이자 은퇴한 육군 중령 데이비스 슬레이터(63)는 온라인 데이트 플랫폼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국가 안보 기밀 정보를 불법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슬레이터는 지난 2020년 말부터 전략사령부 산하 네브라스카 오푸트 공군 기지에서 민간인 직원으로 근무해왔다.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2년 2~4월, 총 3개월 동안 데이트 플랫폼을 통해 만난 자칭 우크라이나 여성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밀 사항을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넘긴 정보 중에는 군사 목표물과 러시아 군사 능력 관련 세부 정보 등이 있었다. 그는 2021년 기밀 유지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이를 위반한 것이다.
기소장에는 그가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도 첨부됐다. 상대방은 슬레이터의 애칭을 부르는가 하면 “특실에 있는 화면에는 뭐가보여? 흥미롭다”, “(전쟁관련국가)에 대한 정보를 먼저 알려줘서 기뻐, 더 말해주라. 당신은 나의 비밀요원이야. 사랑을 담아” 등 발언으로 정보 유출을 부추겼다.
슬레이터는 현지시각으로 5일 네브라스카 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받는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징역 10년, 집행유예 3년, 국방정보 전송 횟수별로 최대 25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3뉴스나우는 전했다.
사건을 담당한 미 연방수사국(FBI) 오마하 사무소와 공군 특수수사국은 아직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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