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한 패션 브랜드가 패션쇼에서 모델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연출해 화제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아바바브(AVAVAV)는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 중인 지난달 25일(현지시간) 2024 가을 컬렉션을 선보이는 패션쇼에서 '쓰레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업체 측은 관객에게 사전에 바나나껍질, 날계란, 물병, 콜라캔, 구겨진 신문지 등 쓰레기가 가득한 바구니와 브랜드 로고가 인쇄된 라텍스 장갑을 전달하고 모델들이 워킹을 시작하면 쓰레기를 던져달라고 지시했다.
패션쇼가 시작되자 워킹하는 모델들을 향해 관객은 준비된 쓰레기를 던지기 시작했다. WP는 “한 관객이 콜라 캔을 던지자, 몇 초 후 다른 관객들이 즉시 동참하기 시작했다”며 “쇼가 진행될수록 관객은 점점 공격적으로 쓰레기를 던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모델들의 워킹이 진행되는 동안 런웨이 양쪽 스크린에는 그간 아바바브 브랜드에 달린 악성 댓글들이 스크롤됐다. “어떤 감흥도 주지 못했다”, “나쁜 의미로 인상적이다” 등 혹평하는 내용이 다수였다.
쇼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무대는 쓰레기로 가득한 상태가 됐다. 한 모델은 피날레 워킹 중 쓰레기를 밟고 넘어지기도 했으며, 다른 모델들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쓰레기를 밀듯이 걷기도 했다.
쇼를 연출한 디자이너 비트 칼슨은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의견을 아주 비현실적이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고는 한다”며 “이번 쇼를 통해 온라인 악플러들을 물리적인 공간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파격적인 연출 방식으로 화제가 됐지만, 사전 고지가 됐더라도 모델에 가학적이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은 해당 영상에 “모델도 인간이다. 모델을 잔인하게 다루는 방법을 통해 인류가 얼마나 나락으로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줄 필요는 없다”, “모델을 굴욕적으로 다루는 것보다 소통을 통해 쇼를 발전시켜라” 등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