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와 호감도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영등포역 앞 불법노점, 쪽방촌, 성매매 집결지 등 50년 묵은 숙원사업들을 해결해낸 '일머리'를 갖춘 진짜 일꾼이 4선의 벽을 넘겠습니다.”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이 영등포갑에서 한때 동지였던 4선 김영주 의원과 맞붙는다. 김 의원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 당적으로 옮겨 영등포갑을 전략공천 받으면서다.
영등포갑 지역은 '신인 대 4선'이 대결하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김 의원이 새로운 옷을 걸치면서 실질적으로 야야 대결구도가 됐다. 특히 김 의원이 민주당 탈당 명분으로 공천 문제를 탓했던 만큼, 이에 대한 유권자 의중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개혁신당 허은아 당 수석대변인도 전략공천을 받아 3파전을 벌이게 됐다.
채 전 구청장은 “김 의원이 당적을 옮긴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배신감이 거세다”며 “내리 이 지역에서만 3선으로 있으면서 지역민들의 피로감, 변화에 대한 욕구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등포는 한강벨트 중심 지역으로 민주당으로서는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중요한 요충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 정치에 첫 도전하는 신인이지만 이미 영등포구에서는 '스마트 행정가'로 인지도가 높다. 50년 넘게 해결하지 못한 영등포역앞 불법노점을 정비해 '탁트인 영등포'를 만들었고, 성매매 집결지 철거와 쪽방촌 재개발 사업 추진 등 단기간에 굵직한 행정 성과를 이뤘다. 강압적인 과정 없이, 오로지 설득과 대화로 평화롭게 철거하고 재정비하면서 지역 내에서는 '일 잘하는 인물'로 꼽힌다. 당시 진보쪽에서는 '영등포구의 이재명', 보수쪽에서는 '영등포구의 이명박'으로까지 불렸다. 실제 서울시 단체장 다수가 이번 총선에 도전했지만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후보는 채 전 구청장을 포함해 손에 꼽는다.
이재명 당 대표도 영등포갑 지역구를 일찌감치 찾아 “채 후보를 단수추천하지 않고 (김 의원과) 경선에 부쳤어도 너끈하게 이겼을 것”이라며 “행정을 잘하는 분들이 정치도 잘한다”고 추켜세웠다.
채 후보는 “그간 국회 보좌관, 서울시장 정무보좌관, 청와대 행정관에 이어 영등포구청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일머리'를 제대로 축적했다”며 “각종 국정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준비된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등포갑의 '구도심' 이미지 타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준공업 지역이 많아 오래된 회색도시 이미지가 강하다”며 “영등포역앞 불법 노점 정비를 시작으로 영등포구 관문에 대한 이미지를 바꿨듯, 영등포역앞을 기점으로 환경을 개선해 새로운 영등포, 으뜸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 열망을 모아서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에서 무너진 민생과 민주주의, 정치를 반드시 복원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