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사업인 리튬일차전지 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매년 20~30% 성장을 이어가면서 신사업인 리튬이차전지용 음극재, 리튬포일 등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자체 리튬 공급망 확보에도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는 리튬일차전지, 리튬이차전지 소재, 리튬공급망을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한 '세 가지 기둥'으로 꼽았다. 비츠로셀은 리튬염화티오닐 일차전지(Li-SOCl₂) 분야 국내 1위, 세계 3위 기업이다.
일차전지는 이차전지와 달리 재충전이 안 되는 대신 수명이 10년 정도로 길고 영하 50도에서 150도까지 견딜 수 있다. 극저온·극고온 환경에서 장기간 사용이 필요한 무전기나 야시경, 석유 시추 장비, 스마트미터 등에 쓰인다.
비츠로셀은 스마트미터용 일차전지 시장에서 미국 시장 점유율 90%, 유럽 50% 수준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미터는 기존 계량기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사용량을 파악하는 기기다. 글로벌 리튬일차전지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장 대표는 “리튬일차전지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원부자재 숏티지로 수요가 위축되었다가 다시 급속히 팽창하는 시점에 있다”면서 “프랑스 사프트, 이슬라엘 타디란 같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비츠로셀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츠로셀은 주력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다. 차세대 이차전지인 리튬황전지, 전고체전지, 리튬메탈전지 음극소재로 주목받는 리튬 포일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초 당진 스마트 캠퍼스 내에 리튬메탈연구소를 설립했다. 향후 리튬메탈 배터리 상용화 시대에 대응해 관련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소규모 파일럿 라인도 구축했다.
이차전지 소재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리튬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캐나다 스타트업 메이크센스에 지분을 투자하고 이 분야 권위자인 김희탁 KAIST 교수와 이승우 조지아텍 교수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장 대표는 “빠르면 상반기 중 리튬이차전지용 음극재 샘플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잠재고객사인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리튬 공급망 확보도 목표로 삼았다. 염호나 광산이 아닌 시추를 마무리한 웰(유정·Well)에서 리튬직접추출(DLE) 방식으로 리튬을 채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장 대표는 1987년 대우그룹 공채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대우전자 유럽법인장 등을 역임하고 2006년 비츠로셀에 합류해 2008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올해 1월부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비츠로셀과 계열사 비츠로밀텍을 총괄하게 됐다.
비츠로셀은 지난해 1772억원 매출과 3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5.7%, 32.2%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을 넘기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또 다시 경신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장 대표는 “당진 스마트캠퍼스 내 2캠퍼스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는데 이를 기반으로 이차전지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최소 5000~6000억원 규모 매출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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