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머리와 친화적인 성격으로 사랑받는 견종 '래브라도 리트리버'(이하 리트리버) 가운데 유독 비만견이 많은 이유가 '돌연변이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캠브리지 대학 소속 엘리너 라판 박사팀은 리트리버 견종을 조사한 결과 다수의 개체에서 칼로리 소모가 적은 데 반해 계속해서 배고픔을 느끼게 만드는 돌연변이 유전자 'POMC'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중에는 4마리 중 1마리에게서, 플랫 코티드 리트리버 중에서는 3마리 중 2마리에게서 'POMC'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POMC 유전자는 인간과 개의 두뇌에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데, 식욕은 왕성하면서 에너지 소모는 상대적으로 조금 필요하게 만든다. 라판 박사는 “이 유전적 돌연변이를 가진 개들은 '이중고'를 겪는다”며 “더 많이 먹기를 원하지만 빨리 칼로리를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더 적은 칼로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가정에서 키우는 87마리의 리트리버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POMC 돌연변이를 보유한 개는 대조군과 비교해 식탐이 훨씬 컸고, 휴식을 취할 때 자연적으로 소비되는 열량이 25% 더 적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선진국에서 반려견 3마리 중 2마리(34~59%)가 과체중 문제를 겪고 있다. 리트리버는 특히 비만도가 높고 다른 품종들보다 식탐을 보이는 견종이다.
하지만 이는 리트리버가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BBC는 “음식을 좋아하고 간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리트리버는 훈련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애견인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영국 동물 복지 단체 '독스 트러스트'와 영국 건강 연구 자선단체 '웰컴 트러스트'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