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산업 폐열을 난방용도로 공급하는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수급 모델 시범사업이 연내 시작된다. 반도체 폐열을 난방에 재활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삼성전자 DS부문과 함께 이 같은 계획을 담은 '반도체·집단에너지 산업 간 에너지 이용 효율화 및 저탄소화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측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수 일부가 추가적인 쓰임 없이 버려졌다”면서 “한난이 이를 지역난방 및 산업 공정을 위한 열을 만드는 데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난과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열을 집단에너지로 회수해 난방·급탕, 공정열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히트펌프를 이용해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열 방류수 온도를 올려 지역난방 열원으로 활용하는 신기술 적용 시범사업을 연내 착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반도체 산업시설과 배후도시에 안정적으로 열을 공급하기 위한 열원 다양화와 저탄소화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반도체 산업과 집단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열 생산에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폐열 관련 지역 민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산업부는 현재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 융자사업, 온실가스 감축설비 보조금 지원사업, 산업단지 에너지자급 인프라 구축 사업 등으로 열 회수 및 이용설비 등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수소 발전 입찰시장에서 부생열 활용 시 가점 부여, 에너지 관리기준 운영 등으로 열거래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이번 협력사업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도 데이터 기반 열거래 확산, 열회수 기술 연구개발(R&D) 및 사업화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해외에서 기업의 열거래와 미활용 열 활용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덴마크 오덴세 산단에 있는 '메타'는 5만평방미터 규모 데이터센터 열을 인근 지역 난방을 위한 열원으로 공급한다. 캐나다 스타트업 '인피니디움 파워'는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발생한 열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