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3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가 오는 5월 미국에서 특허 만료된다. 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 시장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아미코젠, 암젠, 산도즈, 알보텍 등이 뛰어들어 바이오시밀러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약사는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리제네론)다. 지난해 글로벌에서 매출 1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아일리아는 황반변성이나 황반부종에 사용되는 안과질환 치료제다. 미국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했다. 기전은 황반 주변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신생 혈관 생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황반변성이란 안구 망막 중심부 신경조직인 황반 노화, 염증 등으로 인해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황반변성 환자는 고령화 추세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의 황반변성 관련 시장 규모는 2021년 74억달러에서 2031년 275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 품목허가 신청을 마쳤다. 셀트리온은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스페인 등 총 13개국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동등성 및 유사성을 확인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CT-P42가 허가를 획득하면 앞서 출시된 자가면역질환, 항암제에 이어 안과질환 등 다양한 질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내 최초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아필리부(프로젝트명 SB15)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황반변성 치료제 2종(아일리아·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일제약과 협업해 양사의 개발·판매 시너지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0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미국, 한국 등 10개국에서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미국 시력안과학회(ARVO) 연례 학술대회에서 임상 3상 최종 데이터를 공개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허가도 신청했다. 다만 정확한 허가 신청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말 아일리아 시밀러(SCD411)의 바이알 및 프리필스 시린지(PFS) 두 제품을 동시에 국내 허가 신청했다. 또 SCD411 유럽 5개국 독점판매권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천당제약은 유럽 5개국 계약 건의 예상 매출 규모가 최소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천당제약은 프리필드시린지(PFS) 특허 회피 성공과 유럽 특허 만료 직후 첫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진출이 가능하다는 파트너사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테오젠은 올해 상반기 내로 ALT-L9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칠 예정이다. 현재 자회사인 알토스바이오로직스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올해 글로벌 12개국에 품목허가(BLA) 신청을 하고, 오는 2025년 출시가 목표다.
아미코젠은 관계사 로피바이오가 미국 FDA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RBS-001'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로피바이오는 지난해 1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3상 계획을 제출했고, 올해 1월에는 EMA에 임상시험신청을 완료한 바 있다. 3상 계획이 승인될 경우 로피바이오는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RBS-001과 아일리아 간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비교 평가할 계획이다. 한국, 유럽, 미국 순차적으로 2분기 내 시험 계획이 승인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3상 완료 시점은 2025년 12월이 목표다.
한편 리제네론은 지난해 11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아일리아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오리지널 개발사와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간 대립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향후 미국 사법부 결정에 따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