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주목 받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단연 덴마크계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다.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열풍을 몰고 온 주역인데다 특허만료까지 앞두면서 서둘러 바이오시밀러로 출시하기 위한 업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글로벌 비만약 1위인 삭센다는 지난해 기준 102억8900크로네(약 1조3000억원) 매출을 거뒀다. 시장 점유율만 해도 50%에 육박한다.
삭센다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는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위에서 음식물 배출을 지연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유사체로, 노보노디스크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았다. 연내 미국과 유럽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미국에서 먼저 삭센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비아트리스, 테바,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 3곳이 노보노디스크와 특허 소송 끝에 올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은 삭센다와 성분은 같지만 용량이 적은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의 바이오시밀러다. 이와 별개로 테바, 바이오콘 등은 노보노디스크와 특허 분쟁을 치루면서도 FDA에 삭센다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신청을 한 바 있다.
국내에선 펩진, 대봉엘에스 등이 삭센다, 위고비 등과 성분이 같은 GLP-1 RA 계열 비만치료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악템라 역시 올해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유력하다. 이 의약품은 몸속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인터루킨(IL)-6'을 억제하는 약이다. 2022년 글로벌 매출이 29억달러(약 3조8000억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악템라는 2015년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 특허가 만료됐지만 아직 일부 특허 유효기간이 남았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바이오젠이 지난해 9월 가장 먼저 '토피던스' 제품명으로 FDA 허가를 받았고, 중국과 홍콩에선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에서도 프레제니우스카비가 '티에네' 승인을 받았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선 셀트리온이 미국, 유럽, 캐나다, 한국 등 주요국가에서 순차적으로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