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작지만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이며 우리만의 게임을 만들어 보기 위해 큰 조직을 떠나 의기투합했습니다. 창의적인 작품을 꿈꾸는 개발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고, 또 그들을 품을 수 있는 게임사가 되겠습니다.”
김대훤 에이버튼 대표는 넥슨에서 신규개발본부와 민트로켓 등을 이끌다 지난해말 사표를 제출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동안 손발을 맞춰온 10여명과 함께 끊임 없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세운 회사가 에이버튼이다.
김 대표는 “독특하고 창의성 넘치는 개인이나 조직이 성장하고 세포분열하듯 커지는 집단을 이뤄보고자 한다”며 “게임 한 두개 잘 된다고 엑시트하는 것이 아닌 60~70세에도 경영은 후임자에게 물려주고 사무실 한켠에서 실버 게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공유오피스를 사용 중인 에이버튼에는 국내 주요 게임사 출신이 속속 합류해 60여명이 근무 중이다. 개발 직군은 물론 기획과 테크, 아트 등 다양한 분야 베테랑 인력으로 구성됐다. 5월 중 판교에 마련한 사옥으로 입주, 전체 인력을 90여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결국 게임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라고 봤다. 각 포지션별로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를 지닌 인재가 확실하게 대우받고 권한이 부여되는 조직을 지향한다. 회사 차원에서 기술력 축적 기반을 마련하고 개별적인 구성원은 창의성을 부담감 없이 펼칠 수 있는 균형 있는 조직 운영이 경영철학이다.
김 대표는 “이제 더이상 배고픔 속 혁신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실패가 용인되는 확실한 기틀 위에서 안정성을 가지고 과감하면서 끈질기게 혁신해 나갈 수 있도록 구성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버튼이 첫 프로젝트로 나름 규모가 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와 소규모 차세대 슈팅 게임을 투트랙으로 준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생 게임사로서 외형 성장과 더불어 제2의 '데이브 더 다이버' 발굴을 목표로 하는 에이버튼만의 '빅앤리틀' 전략인 셈이다.
국내 경쟁형 MMORPG 장르에 대해서는 과도한 과금방식을 가장 큰 문제로 봤다. 에이버튼이 준비 중인 신작에서는 장르가 지닌 본질적 재미를 살리며 게임 속 과금 시스템의 적정선을 복원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경쟁형 MMORPG 장르에 대한 국내 이용자 피로도는 물론이고 선을 넘는 경쟁과 과금유도로 괜찮은 게임이 나와도 스스로 수명을 갉아먹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과금의 방식과 정도를 재정립해 이용자가 순수하게 게임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지향점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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