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해외여행자들끼리 트레블페이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더치페이를 하거나 사용 후 남은 선불금을 양도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계열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을 완화해 새로운 금융서비스 도입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또 경찰서에서 순찰 로봇을 사용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수직농장 농지보전부담금 면제와 재배용 기자재 부가가치세 환급을 추진한다.
정부는 13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 및 현장애로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핀테크 분야 외환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달러 등 외화표시 선불전자지급수단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거주자 간에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양도할 수 있지만, 외화표시 양도는 금지돼 있다. 최근 여행객들의 사용이 늘어난 트레블페이 등으로 달러를 주고받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정부는 해외여행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외화표시 선불전자지급수단 양도 서비스를 상반기 중 규제 샌드박스에 상정하기로 했다. 규제가 완화되면 여행 후 남은 외화 선불금을 타인에게 양도해 재환전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결제대금예치업과 전자고지결제업에 대해서도 외국환업무를 허용하며, 송금 목적의 자금은 단기 예치도 허용할 방침이다.
금융·보험사의 투자 촉진을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 보유 주식 의결권 제한을 완화한다.
현재 금융산업간 분리 원칙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는 비금융·보험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존 금융·보험사는 핀테크 등 금융 밀접 산업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돼 신산업 진출이 어려웠다. 다수 핀테크 기업 '금융 및 보험업'이 아니라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핀테크 등 금융 밀접 업종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며 오는 4분기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로봇과 디지털전환 분야, 헬스케어 분야 규제 개선 과제도 논의했다.
경찰관서에 순찰 로봇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 지침을 마련해 방역 로봇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숙박시설과 음식점에서 로봇을 활용해 소독을 실시하는 경우도 소독 증명서를 발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분야는 신생 소프트웨어 기업의 소프트웨어 품질인증(GS인증) 부담 완화를 위해 정보보호제품 사전인증 발급 제품에 대해서는 보안성 평가를 면제한다.
CCTV 영상정보 활용 활성화를 위해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가명처리 기준을 연내 마련해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AI 서비스 개발과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기간통신사업자의 통신기기제조업 겸업 제한도 폐지한다. 이를 통해 IoT, 웨어러블 기기와 통신서비스 간 자유로운 연계와 융합을 촉진한다.
디지털 의료기기 특성에 맞는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혁신의료기술 선정 후 후속조치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한다. 이를 통해 혁신의료기술이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1월 제정한 디지털의료제품법 특화 관리체계도 구축한다.
농업분야에선 수직농장 지원제도를 마련해 신개념 농업시설을 육성한다. 수직농장에는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하지로 않기로 했다. 농지보전부담금은 농지를 전용해 농지 면적이 감소할 경우 부과되는 부담금이다. 수직농장은 농산물 생선시설임에도 농지 전용으로 간주돼 왔다. 수직농장 작물 재배용 기자재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주요 농업용 기자재는 부가세 환급 대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산업 초기 단계 부족한 민간 수요 보완, 데이터 표준화, 인증 부담 경감 등을 위한 정책 지원 요구가 지속돼 왔다”며 “정부는 시장진입 및 사업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신산업 활성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으로 중기·투자 익스프레스, 신성장 민관협의체 등을 통해 분기별 1회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