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른바 '막말 리스크'에 칼을 뽑았다. 국민의힘은 결국 5·18 민주화운동 폄훼와 부적절한 과거 언행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도태우(대구 중구남구)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군 장병 비하와 가짜 사과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봉주 전 의원에 철퇴를 내렸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4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고 말했다. 여당 공관위가 도 후보의 두 차례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믿겠다며 공천 유지를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이는 과거의 막말 논란이 추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발언이 나올 때마다 사과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관위 측은 “도 후보는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공천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김현아(경기고양정) △박일호(경남밀양의령함안창녕) △충북청주상당(정우택) 등에 이어 도 후보가 네 번째다. 다만 국민의힘은 도 후보가 공천된 대구중남구의 대체 후보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목함지뢰 피해용사 비하 논란과 가짜 사과 의혹이 일었던 친명(친 이재명)계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민주당은 14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경선을 1위로 통과한 정봉주 후보의 해당 선거구에 대한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DMZ(비무장 지대)에서 수색 작전을 펼치다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발목 등을 잃은 군 장병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정 전 의원은 “당사자에게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다친 장병들이 사과받지 못했다고 반발하면서 이른바 가짜 사과 논란이 일었다.
이는 당내에서조차 정 전 의원의 과거 발언이 총선 판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힘이 '돈 봉투 수수 의혹'에 시달린 정우택 의원과 '5·18 폄훼 논란'을 이르킨 도 후보의 지역구 공천을 취소하면서 민주당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서울강북을 지역에 새 인물을 전략공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