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왔어? 데이브 더 다이버 정말 좋더라. 멋진 게임 만들어줘서 고마워!”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진행 중인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4를 참석한 넥슨 관계자가 현장에서 받은 인사다. 회사명이 적힌 이름표를 목에 걸고 행사장을 지나다 갑자기 다가온 한 외국인이 '넥슨'을 알아보며 반색했다는 것이다.
행사 취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던 길에 들른 햄버거 가게에서도 색다른 경험이 이어졌다. 음식을 포장 주문하고 기다리는 기자에게 본인도 평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 밝힌 현지인 종업원이 4월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으로 출시되는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를 선주문해뒀다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한국인에 대한 반가움을 표했다.
전세계 게임 개발자가 모인 GDC에서 한국 게임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넥슨과 시프트업은 물론 최근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버전을 선보인 위메이드에 대한 언급을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종종 마주하게 됐다.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내놓자한국 게임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가 오르는 효과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 GDC에서는 21일(현지시간) 황재호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 디렉터가 '캐릭터와 유머'를 주제로 세션발표를 한다. 지난해 글로벌 게이머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작품인 만큼 세션발표 역시 입장 대기줄이 만만치 않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김정헌 넥슨 전략 헤드가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해 소개하는 '메이플 스토리 유니버스' 세션도 준비됐다.
서원일 위메이드 사업개발부문장은 19일 진행한 '게임의 미래' 세션발표장이 조기 만석으로 컨퍼런스룸 밖에서 대기 순번을 받고 기다리는 풍경이 펼쳐졌다. 인근에 마련된 위메이드의 소규모 접수 부스에는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버전을 인상깊게 봤다며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해외 개발자도 만날 수 있었다.
방치형 게임 '레전드 오브 슬라임'으로 서비스 1년여만에 누적 다운로드 2400만,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한 로드컴플릿도 GDC 무대에 오른다. 배수정 로드컴플릿 대표가 '레전드 오브 슬라임 포스트모템: 창의성을 돕는 데이터 주도의 점진적 개발'을 주제로 세션을 맡아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을 기획하고 서비스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