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3년 만에 촬영한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18일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도쿄전력이 지난달 시작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격납 용기 내부 조사의 일환으로 드론(무인항공기)을 이용해 촬영한 것이다.
촬영한 곳은 원자로 격납 용기 안쪽, 핵연료가 들어있는 압력용기(원통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페디스털') 아랫부분이다. 도쿄전력은 '파편'(데브리)이라고 부르는 핵연료 잔해를 파악하기 위해서 이곳을 조사했다.
공개된 사진은 총 12장. 이 중 여러장에서는 원자로 바로 아래의 공간에 정체불명의 물질이 주변 구조물과 뒤섞여 갈색의 고드름같이 매달린 모습이 확인됐다.
이 덩어리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핵연료 잔해가 구조물과 함께 녹아 다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드론이 비행하기 위해서는 선량계를 달 수가 없어 자세한 방사선량을 측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잔해라고는 확정할 수 없다고 도쿄 전력은 밝혔다.
지난해, 도쿄전력은 격납 용기 바닥에 떨어진 물 속을 수중로봇으로 조사해 바닥 부분에서 핵연료 잔해를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직 물에 떨어지지 않은, 위에 매달린 고드름 같은 잔해가 추가로 발견됐다.
한편, 13년 전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1호기에서는 90% 이상의 핵연료 잔해들이 압력용기 아래로 녹아내려 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후쿠시마 원전에는 아직 핵연료 잔해 약 880톤이 남아있다. 오염수의 원인이 되는 이 잔해를 제거해야 원전 폐로가 가능하지만 도쿄전력은 아직 어떻게 제거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도쿄전력은 이번 조사 결과가 향후 잔해 제거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