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늘어나고 자동차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부품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특히 자동차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동차 부품수는 약 2만개로 알려져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전기·전동화에 따라 모터·전자기기 등 민감한 부품 비중이 부쩍 늘었다. 1991년 설립된 대한테크는 이같은 자동차 부품과 소재의 성능과 안정성을 미리 시험하는 장비를 만든다. 신뢰성 시험기라고도 한다.
문현철 대한테크 대표는 “자동차 주변 환경부터 전기차 배터리까지 사실상 모든 소재·부품 신뢰성이 사전에 확보돼야 한다”며 “이를 평가하고 테스트하는 장비의 기술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경우 극한 상황에서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야한다. 차량 안전은 사람 목숨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가령 극저온 환경에서 부품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뜨거운 열이나 물·분진 등도 견뎌야 한다. 문 대표는 “자동차가 처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장비(챔버) 안에 구현해 미리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가 확산되면서 신뢰성 시험 항목은 더욱 늘었다. 전기차 모터 뿐 아니라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도 시험 장비를 통해 진행한다. 모터 성능·배터리 충방전·배터리 열충격·브레이크 성능 등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전기차 신뢰성 시험 수요는 대한테크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문 대표는 설명했다.
대한테크 시험 장비는 대부분 주문 제작 방식이다. 즉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가 연구개발(R&D)을 진행할 때 평가해야할 항목에 맞춰 장비를 만든다. 이 때문에 주문이 들어왔을 때 신속한 장비 개발과 납품이 중요하다. 제 때 시험장비가 공급되지 않으면 고객사의 R&D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문 대표가 회사의 최고 경쟁력으로 '속도'를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고객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시험 장비를 설계하는 능력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엔지니어들이 끊임없이 기술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고객사와 긴밀히 협력한 결과다.
이같은 노력으로 다수 국산화 성과도 이뤘다. 복합부식 시험기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시험기가 대표적이다. 복합부식 시험기는 제품 내식성을 평가하는 장비다. 단순히 염수를 분사해 얼마나 부식되는지 파악하는게 그치지 않고, 온·습도에 변화를 주면서 평가한다. 실제 차량 주행 조건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VOCs 시험기는 자동차 내장재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을 측정한다.
문 대표는 “두 장비는 지금까지 해외에서 제작돼 국내에 공급됐지만 국산화에 성공해 신뢰성 시험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고객사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두 시험기는 자동차 뿐 아니라 가전이나 건축 자재 평가에도 적용되는 등 수요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대한테크는 자동차 외 사업 영역을 지속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방산 쪽에서 대한테크를 많이 찾는다. 전차 공조기 시험기나 미사일 날개 등에 얼음이 부착되는 착빙 검사기를 제조하고 있다. 자동차 만큼이나 높은 시험 역량이 필요한 분야다. 문 대표는 “신뢰성 시험 기술 확보는 난도가 높지만 쉬운 것만 하다보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며 “높은 신뢰성 시험 기술을 통해 국내 다양한 산업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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