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행이 확정됐다.
20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20일 패널 회의를 통해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고 결정했지만, 상대적으로 처벌이 약할 것으로 생각되는 한국행을 주장한 권씨 변호사측의 항소가 항소법원에서 받아들여져 무효화됐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이에 이달 초, 기존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으로의 송환을 결정했다.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보다 사흘 먼저 도착했다는 것이 주요 근거가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권씨 측이 또 다른 항소를 냈다. 항소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항소법원은 20일 권씨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양측 모두 이번 결정에 대해 더 이상 항소할 수 없다. 사법적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는 권씨의 한국 송환과 관련한 행정 절차만 남았다.
현지 언론은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사용으로 복역(징역 4개월) 중인 권씨의 형기가 만료되는 오는 23일, 또는 이튿날인 24일 그가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초 범죄인 인도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던 미국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권씨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원가량의 피해를 안긴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테라·루나 코인이 폭락하기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잠적했다가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그를 두고 한국과 미국 모두 몬테네그로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여론은 징역 100년 이상도 가능한 미국행에 기울었고, 몬테네그로 역시 정치적 결정으로 미국측의 손을 들어주는 듯했으나, 이후 항소법원이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그를 한국으로 송환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