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삼양바이오팜)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전초기지 증설을 완료, 하반기 상업생산을 예고했다. 항암 주사제 부문에서 국내 최대 규모 생산설비를 갖추면서 자사 항암제 생산역량 확대는 물론 CDMO 사업 본격화 발판까지 마련하게 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바이오팜은 최근 대전 의약공장 증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유럽연합(EU)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심사를 진행 중이다.
삼양바이오팜 대전 공장은 총 100만 바이알 규모 의약품 생산시설로, 주로 항암 주사제를 생산해 왔다. 난소암, 유방암 등에 사용되는 항암제 '제넥솔주'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페메드S' 등을 이곳에서 생산했으며, 국내외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CDMO 사업도 맡았다.
회사는 2019년 항암제 수요 증가 대응과 CDMO 사업 본격화를 위해 대전 공장 증설을 결정, 약 5년간 공사 끝에 최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설 규모는 500만 바이알으로, 기존 대비 생산능력이 5배가량 늘어난다.
설비 구축을 완료함에 따라 생산을 위한 인증 작업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EU GMP 인증을 신청, 현재 심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중 인증을 획득하고, 하반기 상업생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대전공장이 국내 유일 세포독성 항암주사제의 EU GMP 인증을 보유한 만큼 증설 공장에도 동일 인증을 신속하게 획득, 경쟁력을 배가시킨다는 계획이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GMP 인증도 순차 획득할 계획이다.
삼양바이오팜은 대전 공장 증설로 주력 사업인 항암제 분야 외연 확대는 물론 미래 먹거리로 꼽은 CDMO 사업 본격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독자 약물전달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제넥솔은 파크리탁셀 성분 항암제 영역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 수요는 늘고 있지만 생산 능력이 오히려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대전 공장 평균 가동률은 98%로, 사실상 풀가동했다. 이번에 생산능력이 기존 대비 5배 늘어나면서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 공급까지 숨통을 트게 됐다.
회사가 역점으로 추진 중인 CDMO 사업도 본격화할 수 있다. 현재 삼양바이오팜은 국내외 제약사의 항암제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CDMO 사업이 전체 의약품 사업 매출 중 약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증설로 국내 항암주사제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보령과 1위를 다툴 정도로 최대 규모로 성장,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전망이다.
삼양바이오팜에게 대전 공장 증설은 미래 준비와 함께 삼양홀딩스 기업가치 제고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양홀딩스는 2021년 삼양바이오팜을 흡수 합병했다. 모기업의 안정적인 재정 지원 아래 항암 분야 기술력을 고도화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키운다는 복안이었다. 특히 올해 삼양홀딩스가 설립 100주년을 맞는 해인만큼 대전 공장 증설은 기업 가치 제고 모멘텀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대전 공장 증설은 CDMO 사업 본격화를 위한 신호탄”이라며 “유럽, 일본에 이어 미국 GMP 인증까지 획득해 글로벌 CDMO 시장 공략과 함께 자사 항암 분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