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60도를 넘나드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대학생들이 에어컨 구비 등 열악한 학습 환경을 개선해달라며 비키니 시위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G1에 따르면, 상파울루 가톨릭대학(PUC-SP) 학생들은 이날 캠퍼스 내에서 비키니를 입고 시위를 벌였다. 상파울루가 역사상 세번째로 더운 여름을 맞은 가운데, 냉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극심한 더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된 이날 영상을 보면, 여학생들이 비키니를 입고 계단에 줄지어 앉아 있으며, 일부 남학생들이 상의를 벗어 던지며 시위에 동참하자 환호가 터진다.
학생들은 항의 성명을 통해 “학생, 교수, 직원들이 지옥의 열기 속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이것은 이들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비키니 시위에 동참한 한 학생(익명; 심리학과 1학년생)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견딜 수 없이 덥다. 가톨릭대학은 훌륭한 교육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폭염을 견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않다”며 “에어컨이 있는 교실이 거의 없다. 이게 바로 우리가 비키니를 입고 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우리가 지불한 대학 등록금은 어디로 갔느냐, 재단으로 간 것인가”라며 “학교는 당신들의 월급을 주는 우리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브라질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상파울루는 역사상 세 번째로 더운 여름을 맞았다. 옆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는 10년 만에 최고치인 체감온도 섭씨 62.3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온도 역시 42도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학생들이 시위를 벌인 상파울루 가톨릭대학의 일부 교실에는 에어컨이 없다. 총 191개의 교실 중 43개 교실에만 에어컨이 있고 나머지에는 천장에 팬만 설치된 상태다. 일부 강사와 학생이 폭염에 지쳐 쓰러지기도 했다.
이에 한 학생이 교내 데이트 페이지 '스팟티드'(spotted)를 통해 시위에 참여할 학생을 모으면서 시위가 진행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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