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상태 빠진 美 남성…“사타구니 털 뽑다가?”

제모 중 세균 감염으로 패혈증에 걸렸다 의식을 회복한 미국 남성 스티븐 스피날레. 사진=틱톡(michellebell111)캡처
제모 중 세균 감염으로 패혈증에 걸렸다 의식을 회복한 미국 남성 스티븐 스피날레. 사진=틱톡(michellebell111)캡처

미국 텍사스의 한 남성이 사타구니에 난 털을 뽑았다가 혼수상태에 빠진 사연이 알려졌다. 당시 의료진은 그가 깨어날 확률이 4%에 불과하다고 했으나 다행히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스티븐 스피날레는 지난 2022년 말 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사타구니 부위의 인그로운 헤어(살 안에서 자라난 털)를 제거하려다 세균에 감염된 탓이다.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신체의 면역 체계의 극단적인 반응이다.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 질병은 장기 부전을 포함한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의 여동생 미셸은 당시 고펀드미에 “그(스티븐)는 모든 장기를 파괴하는 희귀 박테리아에 감염됐다. 심한 패혈증에 이어 병원에서 A형 독감까지 걸려 이중 폐렴에 고통받고 있다”며 “의사는 그의 몸 어딘가에서 출혈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고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스티븐은 패혈성 쇼크로 인해 혈전(피떡), 폐렴,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 등 심각한 합병증을 겪었고, 결국 박테리아가 심장까지 도달하면서 개심 수술을 받아야 했다.

계속된 치료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의사들은 더 이상 수술이 어렵다면서 삽관한 뒤 약물로 혼수상태를 유도했다. 의료진은 뇌사판정을 내리고 그의 생존 가능성이 4%라고 가족에게 알렸다.

의료진은 가족에게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할 것을 제안했지만 가족들은 그가 깨어날 것이라고 믿으며 거절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지 약 3주 후, 그는 기적적으로 깨어나 가족과 다시 마주했다. 우려했던 뇌손상도 없어 1년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동생 미셸은 그의 회복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을 통해 공유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기적이다. 신이 당신들을 도운 것”, “강하고 아름다운 가족”, “무사히 재활 훈련을 마치길 바란다” 등 반응을 보이며 그의 회복을 응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