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할 키워드로 'AI 응용기술'을 제시했다. AI 자체보다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하고 사업화해야 미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임직원 대상 CEO생각나눔 메시지를 통해 AI 응용 서비스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황 대표는 “과거에는 AI 자체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AI 응용기술이 판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누가 응용기술을 먼저 확보해 상품화하고 혁신하는 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AI 원천기술보다 시장에 나와있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응용 서비스 중심 성장 전략 배경에는 그룹 AI 씽크탱크인 LG AI연구원 역할이 주효했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이 보유한 초거대AI '엑사원'을 토대로 통신·플랫폼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을 상반기 보인다.
특히 황 대표는 AI 분야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상상력'을 손꼽았다. 황 대표가 정의한 상상력은 고객 삶에 필요한 혁신을 고민하고 AI를 활용해 이를 구현하는 조직적 역량이다.
사업조직이 AI를 제대로 알고 고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사업적 가치를 만들어야 이를 개발하는 기술조직과의 유기적 협력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지론이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 산하에 고객성공관리자(CSM)를 배치해 기술조직과 사업부서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도록 했다. CSM는 각자가 담당하는 사업조직에서 인공지능 전환(AX)·디지털 전환(DX) 요구가 있을 때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한다.
CSM를 통해 접수된 신규과제는 CDO 내부 리뷰를 거친다. 과제로 확정되면 2주 단위로 세번의 에자일 방식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사업부서가 원하는 출시 시기를 맞출 수 있도록 대응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예전에는 CDO, CTO 등 기술조직에서 새로운 AI 기술을 사업에 활용해 보라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사업부에서 먼저 AI 활용 가능성을 묻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며 “사업 출발부터 기술부서와 사업부서가 함께 논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마케팅그룹과 기술부서가 협업해 AI가 만든 '유쓰 청소년 요금제 광고'와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추천 기능을 U+tv·아이들나라에 연동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작은 부분이라도 AI를 써보고 성과를 거두는 경험을 하고,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기 시작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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