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초 남기고'…극한 마라톤 완주한 英 40대 여성

2023 바클리 마라톤에 참여한 재스민 패리스. 작년 대회에서는 완주에 실패했지만 올해 대회에 다시 참가해 최초의 여성 완주자가 됐다. 사진=재스민 패리스
2023 바클리 마라톤에 참여한 재스민 패리스. 작년 대회에서는 완주에 실패했지만 올해 대회에 다시 참가해 최초의 여성 완주자가 됐다. 사진=재스민 패리스

영국의 한 40대 여성이 여성 최초로 '바클리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미들로디언 출신 40세 여성 재스민 패리스가 미국 테네시주 프로즌헤드 주립공원에서 열린 올해 바클리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59시간 58분 21초 기록으로 완주했다.

제한시간 60시간의 막바지, 단 99초를 남기고 결승선을 통과한 패리스는 세계에서 가장한 혹독한 마라톤 코스로 유명한 바클리 마라톤의 최초 여성 완주자가 됐다.

수의사 겸 울트라 마라톤 선수 재스민 패리스. 사진=재스민 패리스
수의사 겸 울트라 마라톤 선수 재스민 패리스. 사진=재스민 패리스

두 아이의 엄마인 재스민은 수의사 겸 울트라 마라톤 선수다. 그는 지난 2019년 1월 더비셔에서 스코틀랜드 국경까지 268마일(약 429km)를 달리는 몬테인 스파인 경주를 83시간 12분 23초에 주파하기도 했다.

한편, 1986년 시작된 바클리 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마라톤 코스로 유명하다. 매년 바뀌는 20마일(약 32km) 코스를 총 다섯번 도는데, 길이 없는 험지를 개척하거나 덤불로 뒤덮인 숲 사이를 통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2배가 넘는 약 1만8900m의 산악지대를 오르내려야 하는 등 인간 의지를 시험하는 극한의 코스로 악명이 높다.

대회는 마틴 루터 킹 암살범인 제임스 얼 레이가 1977년 탈옥한 뒤, 약 50시간 동안 수색을 피해 약 12마일(약 19km) 이동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이 소식을 들은 레이스 디자이너인 게리 “라자루스 레이크” 켄트럴은 “나는 100마일도 이동할 수 있다”고 조롱한 뒤 대회를 만들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선수들은 1.60달러의 입장료와 자신이 마라톤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가 담긴 에세이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참가자는 코스를 따라 이동하며 9~14권 사이의 책을 찾아 자신의 참가번호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찢어 기록을 남긴다. 참가자가 대회 첫날 자정부터 정오 사이 시작을 알리는 소라나팔을 불고, 감독이 담뱃불을 붙여 경주 시작을 알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단 스무 명의 참가자만이 제한시간 60시간 이내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7~2023년 사이에는 아무도 완주하지 못했으나 올해 대회에서는 패리스를 포함해 다섯 명의 완주자가 나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