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이 정치의 품격을 복원하겠다며 4·10 총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보수 세력이 분열을 겪는 와중에도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켰던 인물이다. 나 전 의원은 한강벨트 중 한 곳인 서울동작을 지역 탈환으로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에도 매우 중요하다. 극단으로 치우친 정치의 품격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번 선거를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기를 해결할 기회로 규정했다. 나 후보는 “다시 여소야대가 되면 저출생, 기후 위기, 국가혁신 등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국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개혁을 하고 민생을 살필 기회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나 후보는 21대 국회에 대해 탄핵·특검 등 이른바 정쟁으로 4년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가 여소야대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이유다.
나 후보는 “(이번에도 여소야대가 되면) 21대 국회처럼 22대 국회도 탄핵·특검 등 정쟁으로 국회가 점철될 것”이라며 “의회 민주주의가 많이 무너졌다. 합의 정신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치의 품격이 없어졌다. 정치의 본질은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는 것인데 상대방을 헐뜯는 정치만 남았다. 이번 총선은 이러한 정치를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지난 4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나 후보는 “개인적으로 참 많이 배웠던 시간”이라고 돌아본 뒤 “이번 총선에서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4년간의 고심은 이번 총선 공약에서도 드러난다. 나 후보는 교육·교통·안전·복지·지역 개발 등의 분야 공약을 촘촘히 마련했다. 구체적으로는 △이수과천 복합터널 조기착공 및 조기완공 △사당로 확장 △이수역-사당역 무빙워크 설치 △한강수변공원 조성 △걸어서 15분 내로 도서관·공원·문화체육시설 재구성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지능형 CCTV 도입 △1인 가구 추가 특별공제 신설 △상업지역 용적률 향상 △중앙대·숭실대·총신대 동작 발전 캠퍼스 파트너십 강화 등이다.
특히 나 후보가 신경 쓴 부분은 교육이다. 나 전 의원은 △학군 조정을 통한 고교 선택권 확대 △과학 중점 자율학교 도입 △관내 고교 IB 프로그램 선택적 도입 지원 △학원가 유치 △안전한 통학로 확보 등을 약속했다.
나 후보는 “다시 국회에 들어가 일을 하면 그동안 동작구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동작구를 강남 4구의 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고 자신했다.
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서울동작을은 이번 총선 승패를 좌우하는 이른바 한강벨트로 분류된다. 보수 정당을 지키며 4선 의원과 원내대표 등을 지낸 그가 이번 선거를 남다르게 생각하는 이유다.
나 후보는 “국민의힘은 보수에 뿌리를 뒀지만 중도와 실용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상대 후보는 지역에 대한 이해가 적다 보니 정권 심판론이나 이재명 수호 등 정치 구호만 외쳐 동작 주민들은 온데간데없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난 동작에서 태어난 동작 사람이다. 수도권 승리 없이는 총선 승리도 없다. 동작을에서부터 승리의 기운을 퍼뜨리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