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옷 입고 출근하는 中 MZ 세대… “역겨운 복장” 왜?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역겨운 복장(gross outfits)'을 입고 출근하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샤오홍슈 캡쳐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역겨운 복장(gross outfits)'을 입고 출근하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샤오홍슈 캡쳐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역겨운 복장(gross outfits)'을 입고 출근하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젊은 세대들은 캐릭터 잠옷, 무릎까지 오는 양말 등 '출근에 걸맞지 않은 옷차림'으로 출근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인증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홍슈(Xiaohongshu)에는 잠옷으로 털바지와 슬리퍼, 분홍색 상의, 갈색 어그부츠, 빨간색 장갑, 얼굴 전체를 감싼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젊은 여성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여성은 영상에서 “상사가 내 옷차림을 보고 역겹다며 회사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옷차림을 신경 쓰라”고 핀잔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자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이 여성을 지지했다. 일은 많고 월급은 적은데 옷차림까지 언제 신경을 쓰겠냐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 영상은 140만회 이상 공유됐다.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역겨운 복장(gross outfits)'을 입고 출근하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샤오홍슈 캡쳐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역겨운 복장(gross outfits)'을 입고 출근하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샤오홍슈 캡쳐

NYT는 “기존의 출근 복장과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일수록 더 많은 호응을 얻는다”며 “중국 젊은층이 일종의 고의적인 '자기 비하'를 통해 적은 급여, 초과 근무가 잦은 생활에 불만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 둔화로 기회가 줄어들며 출세나 승진 등을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삶을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항저우의 한 직장인은 “상사로부터 옷 지적을 받았지만 그 요청을 무시했다”며 “코로나19 동안 예측할 수 없는 봉쇄, 격리 등으로 지쳤다. 승진과 출세보다 평화로운 삶을 원한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심리학자 샤오 슈에핑은 “시대가 변했다”며 “젊은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더 포용적인 환경에서 자랐으며 자신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은 여전히 자신이 맡은 일을 수행하고 있으며, 출근 복장은 '책임감 있는 항의'의 형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