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 세종시 이전, 차분히 잘 준비하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 세종시 이전 카드를 꺼냈다.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그 공간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서울시와 세종시 표심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세종시는 미국의 워싱턴DC처럼 키우고, 여의도는 싱가포르 홍콩에 버금가는 금융 중심지로 키운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10월 전체 17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12개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을 통과시켰다.

국회 세종 이전은 여야가 큰 이견이 없다. 물론 국회 이전 공약이 총선을 보름 앞두고 발표된 것에 설왕설래는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등이 환영 입장을 냈다.

한동훈 위원장, '여의도 정치 끝내는 날'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국회를 완전히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2024.3.27 xyz@yna.co.kr (끝)
한동훈 위원장, '여의도 정치 끝내는 날'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국회를 완전히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2024.3.27 xyz@yna.co.kr (끝)

행정부와 입법부가 세종시에 함께 일한다면 업무 효율은 높아질 수 있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세종과 여의도를 오가는 KTX에서 업무를 보는 게 현실이다. 특히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는 세종시에 거주지를 둔 공무원들이 여의도에 상주하다시피 한다.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은 제기돼 왔다.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지금 세종시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됐다.

문제는 실천이다. 실행력이다. 국회 세종시 이전 계획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상당수 국민들도 실현 가능성에 가우뚱할 것이다. 국회 본회의장을 포함한 전체 이전은 개헌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내에서 추진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로드맵을 잘 마련해야 한다. 세종시에 들어설 국회 청사진도 신속히 제시해야 한다. 재원에 대한 정확한 추계도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4조원 안팎의 예산 소요를 예측한다. 국회 본회의장, 상임위,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 모든 기관이 이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28일 0시를 기해 스타트한다. 현재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극심한 의정 갈등에도 불구하고 의사 증원확대 문제는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대파 가격 등 사안이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발표된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이 깜짝 선거용 카드가 아니길 바란다. 사회적 공론화와 숙의를 통해 현실화 되기를 기대한다. 국가 명분이 달린 국회이전 문제를 차분히 잘 풀어가자.

김원석 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