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업계는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정책에 대해 당분간 소비자 반응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쿠팡이츠가 소요하는 재원은 음식가격의 최대 10%까지 할인하던 '와우할인'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무료 배달'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소비자에게 주는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장기간 이어진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배달비에 민감해진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업계는 26일 쿠팡이츠가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배달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이 경쟁사인 요기요, 배달의민족 소비자를 뺏어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 효과를 장기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쿠팡이츠는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여러 집을 한 번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에만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 배달 한 번에 한집만 가는 '단건 배달'은 기존과 동일한 배달비가 적용된다. 쿠팡이츠가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음식 가격의 최대 10%를 할인하던 혜택은 적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실제 소비자의 체감효과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업계는 거리가 먼 곳에 위치한 가게에서 배달 주문을 하는 경우는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 혜택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음식 가격이 3만원을 넘거나 배달거리가 짧을 때에는 음식 가격의 10%를 할인해주던 기존 할인 혜택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음식배달 객단가를 2만5000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10% 할인을 해주면 2500원을 쿠팡이 부담했다”면서 “하지만 여러 집을 도는 '묶음 배달'은 고객 부담 배달팁이 2100원 수준으로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배민과 요기요는 당분간 기존 요금제와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다.
배민은 지난 1월17일 '한집 배달'과 '알뜰 배달'을 통합한 '배민1플러스' 요금제를 선보인 바 있다. 한집·알뜰배달 모두 주문 중개수수료는 6.8%에 업주 부담 배달비를 2500~3300원으로 적용하고 있다. 주문 중개수수료가 9.8%로 상대적으로 비싼 쿠팡이츠보다 점주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또 10% 할인이나 정액제 할인 쿠폰을 편성해 대응한다.
요기요 또한 구독 멤버십 '요기패스X'를 이어오면서 경쟁에 맞설 계획이다. 요기패스X는 월 4900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는 유료 멤버십이다. 요기패스X 가게패치가 붙은 식당에 한해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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