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붉은 누룩'(紅麹; 홍국)이 함유된 건강보조제를 먹고 숨진 사람이 추가 확인돼 '붉은 누룩'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앞서 발표된 사망자에 이어 두 명의 사망자가 추가 확인되면서 사망자는 네 명으로 늘었다.
28일 일본 공영 NHK 방송에 따르면 고바야시 제약은 이날까지 자사 '붉은 누룩' 관련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이들 가운데 4명이 신장병 등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은 고바야시제약이 제조·판매한 '홍국 콜레스테 헬프'다. 첫번째 사망자는 지난 1월 신장 질환으로 사망했는데 2021년 4월부터 사망하기 전까지 해당 제품을 정기적으로 섭취해왔다. 이어 27일 사망자 1명이 추가, 28일 2명이 추가되면서 총 사망자는 4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발표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한 환자 역시 당초 발표보다 크게 늘어 106명이 됐다. 업체에 관련 문의도 3600건에 육박해, 피해 사례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바야시제약은 문제가 된 제품 외에도, 붉은 누룩이 들어간 자사 제품 3종을 자체적으로 리콜하는 한편, “작년 4~12월 사이 '예상치 못한' 성분이 혼입돼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관할 지자체인 오사카시는 제약사 측에 현재 판매 중인 3가지 관련 제품을 모두 회수해 폐기하라고 행정처분을 내렸다.
특히 문제가 된 고바야시제약의 제품은 2021년 판매 시작 후 현재까지 약 110만개가 팔린 인기 제품이었다. 업체 측은 지난 1월 피해접수를 받았음에도 2개월이 지난 뒤 공표해 현지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붉은 누룩은 쌀에 붉은누룩곰팡이(홍국균)을 입혀 붉게 발효시킨 것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준다고 알려진 성분이다. 고바야시제약은 붉은 누룩 성분을 타 제약사와 식품업체 등에도 판매해 비상이 걸렸다.
업체 측은 붉은 누룩 원료의 80%를 52개 업체에 판매했다고 밝혔으며, 해당 원료를 구입해 사용한 일부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제품을 리콜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어느정도 회수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우리나라도 일본 여행객이 많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식약처는 “최근 일본 고바야시 제약이 회수 대상으로 발표한 홍국(붉은 누룩) 성분 건강기능식품 5종에 대해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 직접 구매 등으로 국내에 넘어올 수 있어 국내 플랫폼 기업에 제품 정보 제공 및 판매 자제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직접 구매로 제품을 반입하는 소비자에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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