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최대 은행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고객이 잔고 이상으로 인출이 가능해지면서 고객이 약 190억원에 달하는 돈을 뽑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에티오피아 상업은행(CBE)이 내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계좌 잔고 이상의 금액을 인출할 수 있게 됐다.
은행은 이를 인지하고 오류 발생 6시간 만에 모든 거래를 동결했지만, 그사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에서 이미 8억1100만 비르(약 192억원) 규모의 돈이 인출되거나 다른 통장으로 송금된 상태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학생을 중심으로 이 '횡재 오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돼 은행 피해가 커졌다. 실제로 이날 돈을 인출한 1만 5000여 명 가운데 대부분이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었다.
학교들은 자체적으로 사건에 연루된 학생이 있다면 은행에 돌려줘야 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아비 사노 은행 총재는 피해 사실이 알려지자 수천명의 고객이 자발적으로 돈을 반환했으며, 이체된 피해액 중 약 80%가 회수됐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돈을 반환하지 않은 567명에 대해서는 이름과 계좌 정보 등을 온라인에 게시하겠다고 경고했다.
사노 총재는 “회수하지 못한 남은 돈은 은행 입장에서는 크지 않지만, 이 돈을 완전히 회수하지 못하면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특히 SNS를 통해 오류 소식을 공유한 대학생들에 “절도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는 사이버 해킹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며 개인 계좌나 전체 시스템에 대한 추가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1963년 에티오피아 중앙은행에서 분리된 CBE(Commercial Bank Of Ethiopia)는 4000만명에 달하는 고객과 1950개의 지점을 보유한 에티오피아 최대 상업은행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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