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실리콘 음극재 양산 업체인 대주전자재료가 올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지 주목된다. 이 회사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되는 차종이 늘며 실적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주전자재료의 1분기 실리콘 음극재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 음극재 매출은 55억원 규모였다.
상반기에는 작년 한 해 매출 돌파가 예상된다. 지난해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음극재 매출은 235억원 수준이었다.
증권가에서는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 음극재 매출이 올해 7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2000억원 이상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50% 성장 등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실리콘 음극재 채택이 늘어서다.
대주전자재료 실리콘 음극재는 지난해 말 기준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이트론 2개 차종에만 한정 적용됐다. 포르쉐 타이칸은 2019년 처음 상용화됐으나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가 추진되면서 수요가 주춤했다.
올해는 실리콘 음극재 적용 차종이 9종으로 늘어난다. 페이스리프트를 한 타이칸 신모델 탑재가 확정됐으며, 타이칸에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으로 적용 차종이 늘고 있다.
SK온도 올해부터 실리콘 음극재를 배터리에 적용한다. SK온이 인터배터리 2024에서 선보인 급속충전 배터리 내부에 적용된 실리콘 음극재는 실리콘산화물(SiOX) 방식의 대주전자재료 제품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기존 5% 수준이던 실리콘 함량도 올해는 8%까지(포르쉐 타이칸 신형 기준) 늘어나는 등 기술 완성도도 끌어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과의 협력 확대에 따라 완성차 브랜드 기준으로는 올해 포르쉐를 비롯해 스탤란티스, 현대차·기아, 포드 등이 실리콘 음극재 적용 차량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니켈 양극재 만으로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확대하는데 한계에 봉착하고 긴 충전시간으로 많은 이용자가 불편을 겪으면서 주요 전기차 제조사와 배터리 기업들이 실리콘 음극재 적용을 통한 충전시간 단축 경쟁을 진행 중”이라면서 “2026년 이후에는 실리콘 음극재 적용을 계획하는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가 수십개로 확대되면서 실리콘 음극재가 보편적인 소재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은 현재 음극 소재로 널리 쓰이고 있는 흑연보다 10배 많은 이론 용량을 갖추고 있다. 실리콘 함량을 높일수록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고 충전속도도 단축시킬 수 있다.
단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3~4배 팽창하는 스웰링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소재와 배터리 설계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다.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뛰어든 기업은 많은데 아직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적은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6억달러(약 8000억원) 규모였던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2030년 43억달러(약 5조 8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차전지 음극재 시장에서 실리콘 음극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30년 7%, 2035년 1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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