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사우디 국영기업과 사이버 보안 JV 설립…“중동시장 정조준”

강석균 안랩 대표(왼쪽)와 사드 알라부디(Dr. Saad Alaboodi) SITE 최고경영자가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뒤 악수하고 있다.(안랩 제공)
강석균 안랩 대표(왼쪽)와 사드 알라부디(Dr. Saad Alaboodi) SITE 최고경영자가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뒤 악수하고 있다.(안랩 제공)

안랩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SITE(Saudi Information Technology Company)와 사이버 보안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국내 정보보호기업이 중동 등 신흥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JV 설립은 안랩의 중동 시장 진출 신호탄 될 전망이다.

안랩은 SITE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현지 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2017년 설립한 SITE는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이 전액 출자한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공급 국영기업이다.

국내 정보보호업계는 중동 등 신흥시장 문을 두드려 왔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중동 지역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200억달러(26조9400억원)에서 연평균 약 17% 성장, 2027년 447억달러(60조2109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중동 시장은 글로벌 보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스라엘 제품과 비교해 정치적·정서적 부담이 덜한 한국 제품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공동출자(안랩:25%, SITE:75% 비율) 형태로 사우디 현지 JV를 올해 상반기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JV는 사우디 내 공공기관·기업에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보안 위협 분석 플랫폼 '안랩 XDR' △네트워크 보안 제품군 등 안랩의 솔루션·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아가 생성형 AI 보안, 사물인터넷(IoT)·운영기술(OT) 보안 등 솔루션·서비스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아울러 SITE가 보유한 사우디 공공시장 고객을 포함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까지 사이버 보안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양사는 또 이번 JV 설립을 계기로 공동 사업 협력도 강화한다. SITE의 100% 자회사인 SITE 벤처스(SITE Ventures)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안랩 지분 10%를 인수하는 투자를 단행한다. 신주 수는 111만2651주, 신주 발행가액은 6만6890원으로 투자 금액은 약 744억원이다. 납입 예정일은 6월 27일이다.

사드 알라부디(Dr. Saad Alaboodi) SITE 최고경영자(CEO)는 “새 JV는 SITE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주요 투자 중 하나”라며 “우리는 시장 요구에 맞춘 최고 수준의 사이버보안 기술을 사우디와 주변 지역에 도입하고, 공공·민간 영역 고객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역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양사가 보유한 경쟁력에 기반한 장기적 협력으로 중동지역에서 함께 성장해 나가자는 의미”라며 “이번 사업으로 안랩의 사이버 보안, 클라우드, AI 기술력을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 알리는 동시에 글로벌 매출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