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처럼” 전쟁을 빨리 끝내야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3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팀 월버그 하원의원은 지난 25일 지역구 행사에서 '미국이 가자지구에 인도 지원을 위해 임시 항구를 건설하기 위해 왜 미국 달러를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며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임시 항구 건설에 반대한다며 “유엔은 가자 북부에서 기근이 임박했다며 인도적 지원을 추가 요구하고 있는데, 이미 인구의 70%가 재앙적 수준의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처럼 되어야 한다. 빨리 끝내자”고 말하며 “우리는 인도적 지원에 한 푼도 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확산돼 논란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의 두 지역을 언급하자 '가자지구에서 원자폭탄을 사용하자는 것이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월버그 의원실은 미국 언론에 전체 발언문을 전달하고 해명에 나섰다.
의원실에 따르면 월버그 의원은 문제의 발언 뒤에 “우크라이나도 똑같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빨리 물리쳐야한다”며 “우크라이나(지원)의 80%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대신, 우리가 러시아를 완패시키길 원한다면 (지원금의) 80~100%가 러시아를 패배시키는 데 사용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월버그 의원은 또한 엑스(X·옛 트위터)에 “분쟁을 끝내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가 미군을 해치지 않고, 가능한 빨리 전쟁에서 승리해야한다는 것을 은유했다”고 글을 올리며 거듭 해명했다.
그는 “내 발언은 보도된 것과는 정반대의 의도”라며 “”하마스와 러시아가 빨리 항복할수록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쉬워질 것. 이 전쟁들을 더 빨리 끝낼수록, 무고한 생명들이 십자포화에 휘말리는 일이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