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기반 에너지절감 솔루션과 금융이 결합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메를로랩의 IoT 조명 기반 에너지절감 솔루션이 주인공이다. 에너지 절감율이 뛰어나고 초기 투자비용이 없서 전력사용량이 많은 물류센터 등에 도입이 확산될 전망이다.
메를로랩은 GS리테일의 물류 자회사인 GS네트웍스와 스마트조명 할부판매 및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금융은 자산운용사인 썬앤트리자산운용이 펀드 투자했다. 메를로랩의 에너지절감 솔루션은 전력 절감을 극대화해 금융상품으로 시스템을 무상 공급한다. 이후 공급사와 고객사, 금융사 3사가 에너지 절감액을 나눠 갖는 구조이다. 금융사는 초기 시설투자비를 집행하고 3~5년 동안 에너지 절감액으로 상환 받게 된다. 매월 투자비 상환 후 남은 에너지 절감액을 공급사와 고객사 양사가 절반씩 나눠 갖는 구조다. 이 계약으로 사용자는 초기 비용부담 없이 스마트조명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운영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다.
GS네트웍스는 지난해 이미 양산 물류센터에 해당 솔루션을 도입했다. 당시는 금융이 포함되지 않은 방식이었다. GS네트웍스는 기존 고효율 LED 조명 대비 60% 이상 에너지 절감효과를 보고 공주, 진주 센터 등으로 솔루션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10년, 계약시점에서 전기요금 단가는 고정 가격이다. 이후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에너지 절감액이 커짐에 따라 고객사의 수익이 더 늘어나는 구조다. 전기요금 인상 전 계약 체결을 위해 대기업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10여곳의 물류센터와 빌딩을 실사 중이라고 메를로랩 측은 밝혔다.
에너지절감 솔루션을 가능하게 한 핵심은 메를로랩의 IoT 무선네트워크 기술인 '메시 네트워크' 기술이다. 허브 1개당 최대 2000개의 디바이스를 연결할 수 있고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하다. 무선임에도 간섭과 지연이 없어 유선과 같은 속도를 내는 것이 강점이다. 총 10단계의 디밍 제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최대부하 시간대에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조도를 낮춰 전기요금 절약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전력제어 서비스(IPS)까지 갖췄다. 조도·모션 등 감지센서와 연동하면 70% 이상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회사측은 올 하반기 각종 센서가 연동된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메를로랩 관계자는 “전기 배선과 스위치 회로에 구애받지 않고 조명을 자유롭게 그룹화할 수 있다”라면서 “창가, 사무공간, 작업공간, 보관공간 등으로 세분화해 업무 형태, 작업 환경에 맞춰 조도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메를로랩 에너지절감 솔루션은 K-택소노미에 등재된 '전력계통의 수요측 유연성자원을 보급하는 ICT 솔루션'에 해당된다. 이를 도입하는 기업은 에너지 절감을 통해 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을 인정받아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조명은 물류센터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0~30%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고출력 조명을 사용해서 투자대비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메를로랩 솔루션은 물류센터 외 주차장, 공공기관, 빌딩, 소규모 점포 등에도 도입 가능하다. 주차장의 경우 현재 신한은행 본점, 강남파이낸스센터, 울산 아파트 4개 단지에 도입했다.
최원재 메를로랩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국내 기관투자자와 대기업 등에서 약 400억원의 투자를 받아 개발한 기술로 우리 회사가 혜택을 입은 만큼 많은 기업들이 우리 회사의 솔루션을 도입해 에너지 절감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라면서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의 불안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우리 솔루션은 초단위로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 전력계통의 유연성과 안전성에 기여할 수 있다. 탄소중립 규제가 엄격한 해외에서도 해당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목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출시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정희 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