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장비에 이어 반도체 유리기판 패키징 장비 사업 부문도 본격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선 뒤 2년 안에 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재호 에스이에이(S.E.A) 대표는 “반도체 유리기판 장비 사업이 중심이 되는 올해가 회사 성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S.E.A는 태양광·반도체 패키징 장비 업체로 지난 2010년 설립됐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에 재직하며 인쇄회로기판(PCB) 글로벌 사업 경험을 습득한 신 대표가 패키징 장비의 중요성·성장성을 보고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2017년부터 본격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미국의 세계 최대 박막태양전지 기업에 장비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어 국내 최대 태양광 기업에도 장비를 공급하면서 실리콘·박막 태양전지 글로벌 1위 사업자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똘똘한' 태양광 장비 기업에 머물러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신 대표는 도전을 택했다. 지난 2019년 국내 유력 기업과 유리기판 패키징 장비 개발에 나섰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과 견줘 표면이 매끈하고 얇게 만들 수 있다. 두께가 줄면서 신호 속도와 전력 효율성도 높일 수 있어 AI 반도체와 같은 첨단 반도체용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당시엔 유리기판 시장 개화를 예측하기엔 다소 이른 시기였다.
신 대표는 “플라스틱 기판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유리기판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지만 돌아보지 않고 장비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S.E.A는 이익을 족족 연구개발(R&D)에 쏟았다. 매년 30억원이 넘는 투자비가 부담되기도 했지만 결국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신 대표의 결정은 유리기판 시장 개화와 맞물려 성과로 돌아왔다. 지난해 최초 매출을 올린 데 올해는 수배에 달하는 매출이 관련 사업 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 대표가 바라보는 단기 총매출 목표는 2000억원. 2년 내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리기판 시장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라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인텔이 유리기판 채택을 발표, 지각 변동을 일으킨 가운데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가 미국 조지아에서 국내 최초로 유리기판 양산에 나섰고 삼성전기도 뒤를 따르고 있다
신 대표는 “현재 예정된 수주만 원활하게 이뤄져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라면서“시장 동향을 보면 S.E.A의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태양광, 반도체 패키징 장비와 함께 도금, 증착 등 고부가가치 장비의 개발도 마쳤다”면서 “자회사 에프앤에스전자의 유리기판 TGV 가공사업이 본격화하면 사업다각화, 고도화도 궤도에 오른다”고 덧붙였다.
현안으로는 인력 확보를 꼽았다. 신 대표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좋은 인재를 뽑는 것”이라면서 “수출기업인 만큼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S.E.A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성장 시장에 있는지가 구직자에겐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면서 “반도체 유리기판은 지금 가장 뜨거운 이슈로 태양광을 넘어 반도체 전문 장비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S.E.A에서 미래를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