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L·웨어러블 공략” 심텍, 시스템IC 기판에 12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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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텍이 시스템 집적회로(IC) 기판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한다. 메모리 컨트롤러와 웨어러블 패키지 기판 등 시스템IC용 기판 사업 육성을 위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심텍은 청주 9공장 생산능력 확대에 올해와 내년 각각 600억원씩 총 1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심텍은 D램을 비롯한 메모리 칩을 확장하는 모듈 인쇄회로기판(PCB)과 각종 반도체 칩을 조립할 때 사용하는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기판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 곳인 데, 시스템 반도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이같은 투자를 결정했다.

청주 9공장은 지난 2022년 가동을 시작한 곳으로 미세회로제조(MSAP) 공법을 적용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중이다. 현재 공간의 50% 정도가 남은 상태로, 추가 설비투자가 가능하다.

심텍은 MSAP 제품군 중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 시스템인패키지(SiP) 모듈 기판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수익성이 크고 잠재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시스템 IC 관련 매출 비중은 15% 정도. 심텍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1500억원이던 매출을 166% 증가한 40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플립칩은 와이어 대신 범프를 결합 소재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FC-CSP는 칩과 기판 크기가 비슷해 차지하는 공간이 작다. 심텍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서버 데이터 버퍼칩,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컨트롤러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SiP는 서로 다른 기능의 소자들을 하나로 패키지하는 방식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메모리, 센서 등을 하나로 패키징해 초경량·초소형 설계가 가능하다. 심텍은 SiP 기판으로 스마트워치, 이어셋을 비롯한 웨어러블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갈 방침이다.

심텍은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FC-CSP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회사는 연간 실적 전망치로 매출 1조3400억원, 영업이익 814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늘고,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한다는 것이다.

심텍 관계자는 “지난달 조달을 마친 자금을 국내 투자에 전액 사용할 예정”이라며 “시스템 IC 기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FC-CSP, SiP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