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발달해도 여전히 수작업으로 하는 게 있다. 바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지적 노동. 그런데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이 지적 노동이 자동화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작가는 사라지는 걸까?
'AI편집자가 내 소설에 집착한다'는 의구심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상상해봤다. 인간의 감정까지 학습한 AI가 소설을 쓴다면. 무명 웹소설 작가는 AI출판사와 계약하고 자신이 쓴 소설 속에 갇힌다. AI편집자는 자신들은 모르는, 인간이 지닌 희로애락의 감정을 끊임없이 탐구한다.
작가는 자신을 가둬둔 음모(?)에 맞서 소설 속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문득 결국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질문에 확실한 답을 하기 위해서다. 삶을 정리할 시기가 왔을 때 아쉬워하지 않으려고.
이번 수상은 지나온 내 삶을 수긍하고 포용하면서 작가로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딜 수 있게 해줬다. 그 발자국에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감이 새겨지도록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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