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주변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비교성향이 타 문화권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단주의 문화를 가진 동아시아는 자율성과 독립성의 가치가 우선되는 서구문화에 비해 타인과 비교하는 경향이 강한데, 특히나 이런 성향은 교육영역에서 상향비교성향으로 두드러진다. 이러한 비교성향은 동기부여와 관련이 있는데, 비교 후 자기개발과 자기성장으로 동기부여되는 순기능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역기능이 있다. 비교성향은 개인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소득, 성적, 외모, 소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은 삶에서 일을 중시하고, 경쟁적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높은 수익을 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는 등 물질주의 가치관과 성과가 발현되는데, 이러한 한국인들의 성향은 빠른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한 교육열과 과로에 가까운 노동강도로 발현되었다.
한국의 비교성향에 관해 수행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에 따르면 비교성향이 높으면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해 주변의견과 남들의 행동을 따라 하는 집단 추종이 높은데, 이는 정서적인 안정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또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일상생활에서 매사의 선택에 있어 적당한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장 좋은 것을 손에 넣으려고 애쓰는 극대주의 경향이 높다. 비교성향이 높을수록 정신과 육체적 건강에 이슈가 있거나 음주 비율은 높고, 불안감, 스트레스, 우울증, 불면증, 고독감 등이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행복과 삶의 만족이 낮고 자신의 삶의 만족을 이루는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 거주지역, 직업, 경제상태와 여가활동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교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현재를 타인과 비교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이로 인해 삶의 만족이 낮기 때문이다.
1983-2002년에 출생한 MZ세대들은 특히 디지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정보에 대한 탐색, 소비에 대한 구매결정 등을 위한 탐색을 인터넷을 통해 다양하게 수집한다. 이들을 또한 '미 제너레이션(Me Generation)'이라고 부르는데, 높은 개인주의 성향으로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나'의 행복과 만족을 우선시하는 '플렉스(FLEX)'문화를 주도한다. 자신에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노출하고, 이른바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불특정 다수의 타인이 공유한 정보와,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 혹은 동일시되고자 하는 타인이 구매한 상품을 동조 소비하고 그것을 다시 플렉스하는 경향이 높다.
이러한 MZ세대의 특성과 우리 사회 저변에 강하게 깔려 있는 비교성향으로 인해 '호캉스' '오마카세' '명품소비' '골프' '해외여행'이 마치 MZ세대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평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높은 집단주의 성향에 따라 남들이 하고 있는 것을 따라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더 많은 좋아요와 호응을 얻기 위해 더욱 극단적인 명품 구매 등 물질주의에 탐닉하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강한 비교성향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하고 전반적인 행복감을 낮춰 그 결과로 비혼이나 비출산의 선택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학입시, 취업까지는 주변 소수나 또래들과만 비교했다면, SNS를 통해 결혼과 출산, 여가활동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타인과의 비교가 확장된다. 남들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남들은 호텔에서의 결혼식, 강남의 브랜드 아파트에서의 신혼집을 얻는 것을 보며, 이를 '평균'이라고 생각하는 평균올려치기가 우리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무기력이라는 비교성향의 역기능을 팽배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그 어느 때 보다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인가, 내가 원하는 것인가'와 '남들도 다 하니까' 사이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거기에 집중하는 시도가 결국에는 나만의 행복과 성공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다.
심지현 숙명여자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교수 shimx013@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