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프로야구 시즌 초반 한화이글스 돌풍이 매섭다. '몬스터' 류현진 복귀, 신인왕 문동주를 비롯한 투수진과 외국인 타자 페라자에다 작년 홈런왕 노시환도 있다. 한화이글스는 '만년 하위팀' 꼬리표를 떼고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이글스 약진은 단순한 '반짝' 선수 활약 덕분이 아니다. 오랜 기간 인내심으로 견뎌온 리빌딩 시간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하위순위에서 얻은 신인 지명권으로 유망주를 길렀고, 구단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아낌없이 투자해 베테랑 선수를 영입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믿음을 보낸 팬들은 여전히 이글스파크 전석 매진으로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핀테크 업계에도 리빌딩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핀테크 업계는 유례없는 불황의 시기다. 지난해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투자는 반토막 났고, 업권별로 폐업 혹은 라이선스 반납 등 영업 중단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핀테크 업계 반등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다. 경기 호황만 바라볼 수는 없다. 기술력을 강화하고, 신규 수익 활로를 찾아야한다. 적극적인 정책지원도 필요하다. 금융규제샌드박스와 해외 진출 지원 등 핀테크 육성책이 필요하다. 당장 성과에 대해 평가하기보다 믿음과 인내의 시간도 필요하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 300건 지정' 기념식을 개최했다. 혁신금융으로 시장에 나온 서비스는 조각투자 플랫폼, 대출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제도 도입 5년이라는 시간동안 제도 지정 기업은 고용 창출과 신규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고, 금융 소비자에게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도 금융 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회사들이 부단히 움직이고 있다.
암흑기는 영원하지 않다. 인고의 시간은 성과로 돌아온다. 금융시장에 혁신 돌풍을 일으킬 언더독의 반란을 기대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