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전 카이스트(KAIST) 재학생과 함께 사전투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강하게 비판한 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5일 대전 중구 은행선화동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연구·개발예산 지원 삭감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이 크다. 국가가 젊은 과학도들을 좌절하지 않게 해야 한다. 젊은 과학도와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말고 투표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지방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 3일 오전 제주 4·3 추념식 참석을 위해 제주도를 찾았던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창원과 부산 서부권 등에서 유세를 펼쳤다. 다음날인 4일에는 부산 중·동부권과 울산, 대구 등을 차례로 방문한 뒤 5일에는 충청권 지지 유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대전, 충북 옥천·보은·청주 등과 충남 공주·보령·천안 등을 연이어 찾았다.
이 대표는 첫 일정으로 대전에서 카이스트 학생들과 함께 사전투표장을 찾았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 등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사전투표를 카이스트 학생들과 함께하게 됐는데 오다가 잠깐 얘기를 들었다”면서 “연구개발예산 지원 삭감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이 크다”면서 “과학기술 분야 투자는 개인·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워 국가공동체가 부담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나랏돈으로 과학기술을 장려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래사회는 인공지능(AI) 등이 주된 역할을 하는 사회로 변모할 텐데 특별한 자원 등을 갖지 못한 대한민국은 당연히 연구·개발에 대대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IMF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인 R&D 예산은 삭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연구·개발 예산을 학감하니 연구자들의 생계가 막막해지고 외국에서 대한민국의 젊은 과학도·연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일어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연구에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 평가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민간 영역에서는 과학기술 중 당장 실제 수익에 도움이 되는 투자만 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한다”면서 “국가 R&D는 성공 가능성은 작지만 필요한 모든 영역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R&D 투자는 정부 입장에서 관리를 편하게 하려고 평가 시스템을 연구 성공 여부로 한다. 그러나 (이는) 최악”이라며 “실패한 연구를 많이 하게 해야 한다. 필요한 연구를 하고 실패하고 또 끊임없이 연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하게 하는 것은 민간·기업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연구 실패는 당연하다. 연구개발 영역의 낭비가 많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무지한 행위”라며 “연구·개발 예산이 줄어드니 결국 인건비 등을 줄이고 이에 따라 학생,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밟는 분들이 생계유지를 못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