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적분할, 사업 양수 등을 통해 사업 재편에 나섰다.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방산, 태양광 등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이 이뤄진 만큼 김 부회장 중심의 '뉴 한화'에 가속이 붙었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통해 인더스트리얼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지주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오는 8월14일 임시주주총회 및 분할 신주 배정을 거쳐 9월경 기업분할이 완료될 예정이다.
신설법인은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 기업인 한화비전과 차세대 반도체 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정밀기계를 100% 자회사로 둔다.
인적분할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분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한화시스템과 3사 중심의 방산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1월 한화디펜스, 2023년 4월에는 한화 방산부문을 흡수 합병하며 방산 계열사를 통합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해양 방산으로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 이번 인적분할로 사실상 방산사업 구조 재편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최근 한화로부터 풍력발전과 플랜트 부문을 인수했다. 한화는 국내 10개 지역에서 2.6GW 규모로 풍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플랜트 사업의 경우 암모니아, 수소, CCS(탄소포집저장) 분야에서 생산 및 운송, 저장, 공급 인프라 등 친환경 플랜트 사업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해양플랜트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한화 모멘텀부문의 태양광 장비 사업을 인수했다. 모멘텀은 태양광 셀 공정 장비의 핵심 기술인 진공증착 기술을 기반으로 고품질, 고효율의 태양광 셀·모듈 분야의 전문 설비를 제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양과 장비 사업 내재와 및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됐다.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이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 중심 승계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업 재편으로 방산, 에너지 사업에 힘이 실리게 됐다. 두 사업은 김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그룹 주력 사업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려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계열사,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김 부사장의 사업 영역과 연결고리가 충분한 만큼 유통, 건설, 기계 등을 품에 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화는 사업재편이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잘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한 사업재편”이라면서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